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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K-푸드 인기가 지속되면서, 한국 외식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 외식 브랜드들이 해외에 새롭게 개점한 점포 수만 700개 가까이 증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장세를 더욱 뚜렷하게 나타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4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해외에 진출한 한국 외식 브랜드는 144개, 이들이 운영하는 해외 점포 수는 4382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697개(18.9%) 증가한 수치다.
한국 외식 브랜드가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는 미국(53개 브랜드)으로, 중국과 베트남(각 37개), 필리핀·일본(각 30개), 말레이시아(29개)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은 한국 외식 기업들에게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히지만,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하고, 소비력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진출을 희망하는 외식 브랜드도 많아지고 있다. 조사 결과, 향후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인 외식 기업 126개 중 19.5%가 미국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한식 브랜드(46개)가 가장 많았으며, 치킨(28개), 김밥 및 기타 간이 음식점(19개), 커피전문점(14개), 피자·햄버거·샌드위치(8개)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미국에서의 한국 치킨 브랜드 확장세가 두드러지며, 김밥·떡볶이 등 K-스트리트푸드의 인지도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또한, 미국 내 한국식 디저트와 카페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형 베이커리와 카페 브랜드들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 중이다.
조사에 응답한 기업 중 74.8%가 최근 1년간 해외 매출이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14.3%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증가한 기업들의 매출 성장 폭은 10~20%가 가장 많았고, 이어 10% 미만, 90% 이상, 20~30%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해외 매장을 확장한 기업은 40.8%로, 미국 내 매장 확장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철수한 곳은 12.9%였으며, 유지한 기업은 46.3%였다.
미국에서 매장을 철수한 기업들은 주요 이유로 운영 비용 증가, 현지 인력 및 식자재 조달의 어려움, 파트너사와의 계약 종료 및 분쟁 문제 등을 꼽았다.
한국 외식 기업들이 해외 진출 국가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한류 선호도’(37%)를 꼽았다. 이어 콘셉트·메뉴의 현지 시장성(18%), 현지 외식시장 규모(12%) 순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예전에는 교민 시장을 타겟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현지인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아 메뉴와 운영 방식을 현지화하는 전략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미국 내 한국 외식 브랜드의 성장은 이제 단순한 한류 트렌드를 넘어, 지속 가능한 외식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K-푸드의 인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 외식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