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인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해 진보교육계마저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자녀 고액 조기유학에 더해 AI디지털교과서나 고교학점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5일 오전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교육을 책임지기에는 자격이 부족한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이재명 대통령이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의 교원단체인 전교조가 더불어민주당 정권의 교육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건 이례적이다.
전교조는 “이 후보자는 자녀를 중학교 시절 미국으로 조기유학 보낸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 이는 현행 초중등교육법 하위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자녀에게 특권을 부여한 선택”이라며 “교육부장관 후보자로서의 공정성과 도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이 행위는 공교육을 불신하고 사교육으로 대표되는 조기유학을 선택한 사람이 공교육의 수장 자리를 맡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제자의 석사 논문을 표절해 학술지에 발표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며 “교육부장관으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라고 했다.
전날 11개 교수·연구자 단체로 구성된 범학계 국민검증단은 이 후보자의 일부 논문의 경우 표절률이 50%를 넘는다는 자료를 공개하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또 전교조는 “충남대 총장 재직 시절 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 부재와 권위적인 행정은 심각한 비판을 받았다. 특히 학생과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설치한 평화의 소녀상을 불법 시설물로 규정하고 철거를 요구한 사건은 단순한 행정 실패를 넘어 후보자의 역사 인식과 교육 철학에 근본적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한 대학에서도 소통에 실패한 인물이 교육부장관으로서 교육개혁과 현장과의 소통을 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긴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진숙 후보자는 현재 혼란에 빠진 교육계를 이끌고 교육 대개혁을 요구하는 교육주체들 앞에 설 자격이 부족하다. 따라서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최소한의 책임 있는 행동”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이진숙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고 개혁 의지와 식견, 민주적 리더십을 갖춘 인물을 다시 지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에는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서울교육단체협의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이 이 후보자의 사퇴와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교육부장관은 교육의 공공성·평등성·민주성을 강화하고 지역 균형과 국가 책임을 실현할 수 있는 비전과 실천력을 갖춰야 한다”며 “괜한 청문회로 힘 빼지 말고 이진숙 후보자 한 명 때문에 교육계 전체가 길거리에서 투쟁하는 일로 소중한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국회 교육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 ‘AI디지털교과서를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것에 동의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AI 활용 교육정책의 본질은 어떻게 AI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학생 한 명 한 명을 미래 인재로 키울 수 있는가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 수단과 방식은 국회 입법 상황과 학교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진보교육계에서는 AI디지털교과서의 교육자료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 후보자는 명확한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일부 진보교육계에서 폐지를 주장하는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도 “선택 과목 변경을 포함해 학생들의 실질적인 과목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과 긴밀히 협력해 학교 현장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