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명식에서 트럼프를 가운데 두고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니콜 파시니안 아르메니아 총리가 양 옆에서 협정에 서명한 뒤 악수하자 트럼프도 손을 얹어 세 사람이 악수했다.
두 나라는 핵심 교통로를 재개하는 내용의 협정을 미국과도 체결했다.
새 교통로는 “트럼프 길(Trump Route)”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예정이다.
트럼프는 이날 트럼프 길 이름에 대해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면서 그러나 “내가 요구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고위 당국자는 아르메니아측이 트럼프 길 이름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두 지도자는 이번 합의가 트럼프 덕분에 가능했다고 치하했다.
알리예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6개월 만에 기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두 나라가 “35년 동안 싸웠고, 이제는 친구가 되었으며 오랫동안 친구로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길은 아제르바이잔과 자치령 나히체반 월경지를 연결한다. 아제르바이잔의 자치령인 나히체반은 아르메니아 내부에 있으며 본토와 32km 떨어져 있다. 본토와 나히체반을 잇는 도로 개설을 둘러싼 갈등이 평화협정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주요 산유국인 아제르바이잔에게 트럼프 길은 튀르키예와 유럽으로 직접 연결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트럼프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의 평화가 지속될 것이냐는 질문에 “매우 확신한다”고 답했다.
미국은 최근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 사이의 평화 협정, 인도-파키스탄 사이의 휴전 중재, 캄보디아-태국 사이의 분쟁 중재를 성사시켰다. 그러나 가자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는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은 아직 평화 협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여러 갈등 완화에 도움을 준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기를 바란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알리예프와 파시니안도 트럼프가 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평화 협정을 중재한 것은 러시아에 지정학적 타격이 된다. 러시아도 40년 가까이 분쟁 중재 노력을 했으나 실패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두 나라에 대한 영향력이 급격히 축소됐다.
트럼프 정부는 연 초부터 두 나라 중재에 적극 나서왔다.
트럼프 길 개발 협상은 다음 주 시작될 예정이다. 트럼프 길에는 철도, 석유 및 가스 파이프라인, 광섬유 라인도 개설될 예정이며 이미 9개 이상의 개발업체가 관심을 보였다고 백악관 당국자가 밝혔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미국과 맺은 협정은 에너지, 기술,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트럼프는 이날 “많은 지도자들이 전쟁을 끝내려 했지만 실패했다. 지금까지는. ‘TRUMP’ 덕분이다”라고 트루스 소셜에 썼다.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은 거의 40년 가까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통제권을 놓고 충돌해왔다.
아제르바이잔 안에 있는 이 지역은 구소련 시절 아르메니아인들이 주로 거주하던 곳이다.
양국이 이곳의 통제권을 놓고 충돌하면서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23년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전 지역을 점령했으며 이후 아르메니와 국교 정상화 협상이 진행돼 왔다.
아제르바이잔이 나히체반으로 이어지는 회랑 설치를 요구한 것이 협상에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아제르바이잔은 회랑을 아르메니아가 통제하는 것을 신뢰하지 못하고 아르메니아는 통제권을 아제르바이잔으로 넘기는 것을 주권 침해로 간주하면서 협상이 진척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과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을 인식한 아르메니아가 회랑 설치에 동의했다.
아르메니아는 2023년 아제르바이잔이 카라바흐 지역을 점령할 당시 러시아가 방관한 뒤로 빠르게 러시아 영향력에서 벗어나 서방으로 기울고 있다.
아제르바이잔도 카라바흐 점령에 성공한 뒤 러시아와 관계에서 한층 대담한 태도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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