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구리 가격이 치솟으면서 가로등 내부 전선을 훔치는 절도범들이 기승을 부렸고, 고장 난 가로등 민원이 폭증해 LA시 당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LA지역 데이터 전문 매체 크로스타운(Crosstown)에 따르면, 상황을 바꿀 변수가 최근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구리 완제품(배관, 전선 등) 수입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국제 구리 가격이 하루 만에 사상 최대 폭락을 기록한 것이다.
시장이 예상했던 ‘모든 구리 수입품(스크랩 포함)’에 대한 50% 관세보다 완화된 조치였지만, 가격 하락 폭은 컸다.
과거 촉매변환기 절도가 백금·팔라듐 등 금속 가격 급등과 연계됐던 것처럼, 이번 구리 가격 폭락이 절도 범죄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금속 가격이 10% 오르면 절도가 2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LA경찰국(LAPD) ‘헤비 메탈 태스크포스(Heavy Metal Task Force)’는 지난해부터 절도범과 장물업자 단속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불법 구리 거래를 막기 위해 스크랩 딜러 등 중간 유통망에 대한 수사도 강화됐다.
LA시 MyLA311에 접수된 가로등 고장 민원은 지난 1월 5,350건에서 지난달 2,837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한인타운 주민이 고장 난 가로등 수리를 기다린다면 여전히 반년 이상 걸릴 수 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한인타운에서는 1,433건의 가로등 고장 민원이 접수됐다.
4~6월 기간과 전년 동기 대비 수치는 시 데이터 공개 지연으로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