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부동산 시장이 팬데믹 이후 이어지던 셀러 중심의 분위기에서 올해 여름 들어 한 발 물러서 ‘중립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역별 차이는 뚜렷해, 동북부와 캘리포니아 일부 도시는 여전히 셀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면 플로리다·텍사스 등 선벨트 지역은 바이어에게 기회가 열리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Zillow)가 발표한 ‘시장 열기 지수(Market Heat Index)’에 따르면, 팬데믹 시기 폭발적인 수요로 달아올랐던 선벨트 지역은 공급 확대와 수요 둔화가 맞물리며 차츰 바이어 마켓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반면 지리적 제약이나 건축 규제로 인해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동북부와 캘리포니아 일부는 여전히 셀러 마켓이 강세다.
질로의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카라 응(Kara Ng)은 “플로리다와 텍사스는 팬데믹 초기에 야외 생활과 저렴한 비용 때문에 사람들이 몰렸고, 건설사들이 발빠르게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었다”며 “지금은 수요가 줄어들면서 매수자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뉴욕·코네티컷·매사추세츠 등 동북부는 오래된 도시 구조와 개발 제한으로 인해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응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집값 상승 압력이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질로가 꼽은 ‘강력한 셀러 마켓’은 로체스터, 시러큐스, 버펄로(이상 뉴욕주), 하트퍼드(코네티컷), 스프링필드(매사추세츠), 올버니(뉴욕), 브리지포트(코네티컷), 뉴욕시, 샌프란시스코(캘리포니아), 뉴헤이븐(코네티컷), 밀워키(위스콘신), 프로비던스(로드아일랜드) 등이다.
반대로 ‘바이어 마켓’으로 분류된 곳은 플로리다에 집중됐다. 마이애미, 노스포트, 델토나, 잭슨빌, 팜베이, 탬파 등 플로리다 도시들이 다수 포함됐으며, 이외에도 오스틴(텍사스), 뉴올리언스(루이지애나), 호놀룰루(하와이), 애틀랜타(조지아), 녹스빌·멤피스(테네시), 더럼(노스캐롤라이나), 잭슨(미시시피) 등이 매수자에게 유리한 시장으로 꼽혔다.
이외 다수의 도시는 매도자와 매수자 어느 쪽에도 크게 치우치지 않은 ‘중립 시장’으로 분류됐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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