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공화당 주도의 주들이 연방하원의 공화당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거구 재조정을 실시할 경우,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향후 세 차례 선거(2026년, 2028년, 2030년)에 한해 연방 하원 선거구를 직접 재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주민투표 법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 법안은 ‘선거 조작 대응법(Election Rigging Response Act)’으로 명명됐으며, 통과될 경우 캘리포니아의 독립 선거구 재조정 위원회 권한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하게 된다.
이 위원회는 2008년과 2010년 주민투표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하고자 도입된 제도로, 통상 10년마다 미국 인구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거구를 조정해왔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위원회는 법적으로는 유지되지만 다른 주가 선거 사이에 중간 재조정을 시행하면 권한을 상실하게 되며, 그 경우 주의회가 작성한 선거구 지도가 사용된다. 단, 유권자들이 이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에만 적용된다. 위원회의 정식 권한은 2030년 이후에 다시 회복된다.
지지자들은 이 법안이 공화당 주도의 편파적 게리맨더링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자들은 이 법안 자체가 정치적 게리맨더링이며, 유권자들이 정치인으로부터 선거구 조정 권한을 뺏어 독립 기구에 맡긴 결정을 되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 법안은 오는 11월 4일 특별선거를 통해 주민들의 판단을 받게 되며, 카운티 선거 비용에 대한 보상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폴리티코/시트린 센터 여론조사는 이 법안이 강한 반대에 부딪힐 수 있음을 시사한다. 7월 28일부터 8월 12일까지 등록 유권자 1,445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4%는 독립 위원회 유지를 지지했고, 36%만이 일시적으로 주의회에 권한을 부여하는 데 동의했다.
독립 위원회는 정치 성향과 인구통계학적 구분을 넘어서 폭넓은 지지를 받았으며, 민주당 지지자의 72%, 공화당 지지자의 66%, 무당층의 61%가 위원회를 지지했다.
반대 측에는 여성유권자연맹,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 공화당 주 의원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법안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으며, 자선가 찰스 멍거 주니어가 후원하는 Protect Voters First 캠페인은 전용 웹사이트를 개설해 유권자들에게 해당 법안에 반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최근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마음을 바꾼 유권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상당수의 캘리포니아주민들이 주 운영에 불만을 드러내며 타주로 이주하고 있는 가운데 이주가 여의치 않은 주민들은 여전히 민주당의 캘리포니아 운영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