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 노태우, 마지막 떠나는길…운구행렬 시작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발인날인 30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떠나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추모객 20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운구 행렬이 진행됐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이 마무리되고 고인이 생활했던 서울 연희동 사저에 들러 노제를 지낸 뒤, 오전 11시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영결식을 했다.
영결식 진행에 앞서 오전 8시55분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와 딸 소영씨가 고인의 영정 사진과 관(棺)이 실린 리무진 차량에 탑승하며 운구 행렬이 시작됐다.
경호차량을 선두로 노 전 대통령의 대형사진을 실은 차량, 유족버스 3대가 병원을 빠져나갔다. 현장에는 추모객 일부가 고인이 떠나는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운구 행렬은 노 전 대통령이 생활했던 서울 연희동 사저에 들러 노제를 지낸 후 영결식이 진행되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 평화의 광장으로 향한다.
영결식 장소는 고인이 재임 시절인 1988년 개최된 ’88서울올림픽’을 기념한 곳이다. 노 전 대통령 영결식 내빈은 유족과 친지, 장례위원회 위원, 국가 주요인사와 주한외교단 등 50인 이내로 최소화했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 후 장례 집행위원장인 전해철 행안부 장관의 약력보고, 국가장 장례위원장인 김부겸 국무총리의 조사, 6공 당시 노재봉 전 국무총리의 추도사 순으로 이어진다.
이후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순으로 고인의 명복을 비는 종교의식을 치르며, 이후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추모영상을 상영한다. 추모공연 차례에 테너 임웅균과 가수 인순이는 ’88서울올림픽’ 주제가 ‘손에 손잡고’를 불렀다.
이날 조사에서 김부겸 총리는 “고인께서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많은 공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가 애도만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며 “노태우 대통령님이 우리 현대사에서 지울 수 없는 큰 과오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리는 또한 역사 앞에서 진실을 밝히고 피해자들에게 이해와 용서를 구할 때 비로소 진정한 화해가 시작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대통령님의 가족께서는 5·18광주민주묘지를 여러 차례 참배하고 용서를 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인께서 병중에 들기 전에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만나 사죄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남는다”고도 했다.
유족 등은 영결식이 끝나면 오후 1시30분께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절차를 진행한다. 이후 고인의 유해는 경기도 파주 검단사에 임시 안치됐다가 파주 통일동산에 안장될 예정이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