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열성 스포츠 팬들에게 좋아하는 팀을 챙겨보는 일은 이제 ‘퍼즐 맞추기’처럼 복잡한 일이 되었다.
8월에는 NFL 스트리밍 패키지를 활성화하고, 슈퍼볼이 끝난 뒤 NBA 플레이오프 전에 해지한 뒤 다시 NBA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한다. 지역 야구팀 경기를 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케이블 요금을 계속 지불하고, 대학 미식축구를 위해 ESPN의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도 추가로 가입한다.
이러한 값비싼 스트리밍 서비스, 케이블 패키지, 비밀번호 공유의 조합은 많은 스포츠 팬들에게 공통된 현실이다.
최근 AP-NORC 공공문제연구센터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는 다양한 플랫폼에 얽매이게 만들며 팬들에게 점점 더 큰 비용 부담을 안기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스포츠를 ‘매우’ 또는 ‘대단히’ 가까이에서 챙겨보는 팬 중 약 10명 중 4명은 케이블 또는 위성 TV와 함께 스포츠 전용 스트리밍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스포츠를 ‘약간’ 챙겨보는 사람들의 10명 중 2명과 비교된다.
특히 지역 외 팀을 팔로우하거나 정규 시즌을 꾸준히 보고자 하는 팬들에겐 다른 대안이 없다. 스트리밍 시대가 도래하며 많은 이들이 과거의 케이블 번들을 떠났지만, 이제는 오히려 ‘다시 번들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ESPN이 8월 출시한 새 스트리밍 서비스 등 새로운 옵션이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수의 팬들은 여러 구독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일부는 결국 특정 스포츠나 팀 시청을 포기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조사 결과, 스포츠 경기 시청 만족도가 가장 높은 그룹은 스트리밍과 케이블을 병행하는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블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는 미국 성인 중 약 10명 중 6명이 “어느 정도” 또는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스포츠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만 이용하는 사람은 절반 정도, 케이블만 이용하는 사람은 10명 중 3명 정도에 그쳤다.
스포츠 팬들은 일반 시청자보다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과 해지’를 더 자주 반복하는 경향을 보인다.
스포츠 팬 중 약 10명 중 6명은 지난 1년간 특정 프로그램이나 시즌을 보기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했으며, 절반 정도는 시청 후 해지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스포츠를 매우 밀접하게 챙겨보는 팬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LA에 거주하는 35세 교육자 랜디 알바레즈 씨는 2022년에 케이블을 끊고 유튜브 TV 등 다양한 온라인 스트리밍과 유료 채널, 그리고 비밀번호 공유를 활용한 ‘조합형’ 시청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라스베이거스 레이더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등 지역 외 팀을 응원하지만, NFL 선데이 티켓과 NBA 리그 패스는 너무 비싸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그는 전국 방송이나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볼 수 있는 경기만 챙겨보게 되며, 어떤 날은 아예 못 보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알바레즈와 같은 방식으로 보는 팬들도 많다. 스포츠 팬 중 절반 가까이가 비밀번호를 공유하거나 공유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반면,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 중에서는 30%에 그쳤다.
MLB 커미셔너 롭 맨프레드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맨프레드는 뉴욕에서 열린 한 스포츠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팬들의 입장에서 더 쉽게 만들고 싶다. 어디서 경기를 볼 수 있는지 매번 고민해야 하는 현재 상황은 팬들에게 이상적인 환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용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팬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다.
스포츠를 적어도 ‘약간’ 챙겨보는 사람들 중 절반 정도가 현재 이용 중인 스트리밍 및 케이블 서비스의 비용에 불만을 나타냈으며, 4명 중 1명은 ‘그저 그렇다’고 응답했다.
ESPN이 최근 출시한 ‘ESPN 언리미티드’ 스트리밍 서비스는 월 29.99달러에 ESPN 전체 네트워크와 NFL 관련 콘텐츠까지 제공하지만, 이 역시 케이블 패키지 내에 포함되는 옵션이기도 하다.

특히 다저스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단 한가지 방법 sportsnetla에 가입해야하는 다저스 팬들은 가장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sportsnetla는 이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만 볼 수 있는 패키지를 선보인 바 있다.
한인 팬들은 손흥민이 이적한 LAFC 경기도 지켜봐야 한다. LAFC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MLS 독점 계약권을 가지고 있는 애플TV에 가입해야 경기를 볼 수 있다.
LA 한인 스포츠 팬이 다저스 경기 LAFC 경기 그리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최소 3개 이상의 케이블과 스트리밍에 가입해야 가능하다.
<이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