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은 지난 9월 4일 자로 새로운 정책 메모랜덤을 발표하며 영주권 심사 과정에서 공적부조 수혜 여부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 억제와 세금 낭비 방지를 이유로 내세운 정책 방향의 연장선에 있으며, 합법적으로 미국에 거주 중인 한인 이민자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이 새롭게 발표한 정책 메모에 따라 앞으로 영주권 심사 과정에서 공적부조 수혜 여부가 훨씬 더 엄격하게 검증된다. 이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 억제와 세금 낭비 방지를 이유로 내세운 정책 방향의 연장선에 있으며, 합법적으로 미국에 거주 중인 한인 이민자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의 핵심은 영주권을 신청하는 사람이 현재 또는 앞으로 정부 혜택에 의존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판단되면 영주권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신청자는 본인의 나이, 건강 상태, 가족관계, 자산과 소득, 교육과 직업 기술을 근거로 스스로 생활 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며, 만약 과거에 메디케이드, 푸드스탬프, 현금 보조, 장기 요양 시설 수용 등의 기록이 있다면 심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특히 한인 노인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노인층은 나이와 건강 상태 때문에 공적부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 메디케이드(Medi-Cal)를 통해 의료비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고, 은퇴로 인해 고정 수입이 부족해지면 심사관은 자산과 연금, 퇴직연금, 401(k) 등의 금융 자산을 면밀히 따질 수 있다. 따라서 일정 수준의 자산을 갖추지 못한 노인 이민자들은 영주권 심사에서 불리한 결정을 받을 위험이 크다.
저소득층 한인 가정도 이번 조치의 직격탄을 맞게 된다. 생활비 보조를 받거나 자녀를 위해 푸드스탬프를 이용한 기록이 있는 경우, 정부 의존 가능성이 있다는 근거로 영주권 신청이 거절될 수 있다. 가족 초청 이민자의 경우 후원자가 제출하는 재정보증서(Form I-864)에서 연방 빈곤선 125% 이상의 소득을 증명해야 하는데, 저소득층 가정에서는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공동 보증인을 세운다고 해도 USCIS는 그 관계와 재정 상태를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혀 문턱은 더 높아졌다.

또한 유학생과 취업이민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학업을 마친 후 취업 초기 단계에 있는 한인 유학생들은 소득이 충분하지 않고 직장 경력도 짧은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심사관은 “향후 안정적인 경제 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점을 문제 삼을 수 있다. 한편 전문직 취업이민자라 해도 고용주와의 관계, 재정 보증 요건, 직업 지속 가능성 등을 모두 증명해야 하므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결국 이번 USCIS 지침은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지 혜택을 이용했던 많은 한인 이민자들이 영주권 취득 과정에서 심각한 제약을 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령자, 저소득층, 학업과 직장 경력이 짧은 젊은 층, 취업 초기 단계 이민자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민 변호사들은 “이번 규정은 단순히 불법 이민 억제를 넘어 이미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이민자들까지 위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영주권 신청을 준비하는 이민자들은 자산 증빙, 재정 보증, 건강 기록 관리 등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