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3사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1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월트디즈니컴퍼니, NBC유니버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는 중국 AI 기업 미니맥스가 자사 저작물을 대규모로 무단 사용했다며 이날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법원에 공동 소송을 냈다.
미니맥스는 AI 이미지·영상 생성 플랫폼 하이뤄AI의 운영사다. 하이뤄AI는 ‘주머니 속 할리우드’를 표방하며 사실적·영화적 결과물로 주목받아 왔다.
원고 3사는 미니맥스가 스튜디오의 저작권 캐릭터를 사실상 자기 자산처럼 취급해 미국 저작권법을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소장에서 “미니맥스의 불법 복제 기반 비즈니스 모델과 미국 저작권법에 대한 도전은 원고들과 영화를 만드는 창작 공동체에 대한 공격일 뿐 아니라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경제에 2600억달러 이상 기여해 온 미국 영화 산업 전반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미니맥스가 하이뤄AI를 홍보하면서 디즈니의 다스 베이더, 유니버설의 미니언즈 등 유명 저작권 캐릭터를 광고에 사용했다고도 주장했다.
원고 3사는 공동 성명에서 “창작자와 산업의 기여를 보호하면서 인간의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혁신을 지지한다”며 “책임 있는 AI 혁신이 중요하며 오늘의 소송은 저작권법 위반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우리의 공동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중국 AI 기업을 상대로 낸 첫 저작권법 소송이다.
앞서 디즈니와 NBC유니버설은 6월 미국의 생성형 AI 기업 미드저니를 저작권 침해로 제소한 바 있다.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는 이달 초 해당 소송에 합류했다.
액시오스는 “할리우드가 지식재산권(IP) 보호에 한층 공격적인 태도로 전환했다”며 “해외 기업에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소송은 미니맥스가 홍콩 상장을 준비하며 해외 사업 확대 자금 조달을 모색하는 민감한 시점에 제기됐다”고 짚었다.
미니맥스는 캐릭터 챗봇 ‘토키(Talkie)’도 운영한다. 토키는 지난해 12월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퇴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