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 복귀 이후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김혜성(LA 다저스)을 두고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23일 다저스 소식을 전하는 다저스네이션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수비 능력은 매우 만족스럽다. 다만 좌완 투수를 상대하기엔 그를 아직 신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수비는 정말 좋아한다. 올해가 메이저리그 첫 시즌임에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의 수비 능력을 칭찬했다.
다만 “김혜성이 좌완 투수를 상대할 때 불안함을 느낀다. 특히 바깥쪽 공이 올 때 더 그렇다. 지금 김혜성은 바깥쪽 공에 배트가 너무 많이 나간다. 그러다 보니 콘택트 능력도 떨어진다. 배트를 많이 내고도 공을 맞히지 못한다면 포스트시즌에서는 힘들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 무대에 도전한 김혜성은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가 지난 5월 초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은 그는 올해 66경기에 나서 타율 0.283(152타수 43안타) 2홈런 15타점 18득점 1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94를 기록 중이다.
실제 통계상 김혜성이 좌완 투수 상대로 약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좌완 투수가 마운드에 오를 때면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기회를 박탈했다.
그는 올해 좌완 상대로는 타율 0.368(19타수 7안타)을, 우완 상대로는 0.271(133타수 36안타)을 기록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의 분석대로 김혜성의 스트라이크존 밖 공을 쫓는 비율은 35.2%로 리그 평균(약 27%)보다 높았고, 헛스윙률도 31.2%로 리그 평균(24%)을 크게 웃돌았다.
부상 복귀 이후로는 부진이 더 깊어졌다.
왼쪽 어깨 점액낭염으로 7월30일 부상자명단(IL)에 올랐던 그는 지난달 22일부터 트리플A에서 재활 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조율, 지난 2일 다시 로스터에 복귀했다.
하지만 김혜성은 9월 나선 8경기에서 타율 0.071(14타수 1안타)을 기록, 이후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선발 라인업에서도 빠졌다. 이날 경기 마지막까지 대타로도 나서지 못한다면 김혜성은 8경기 연속 결장하게 된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은 앞으로 아주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올 시즌 우리 팀에 큰 힘이 됐다”고 칭찬했다.
“다만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타자로서 더 성장해야 할 부분이 많다. 볼넷이 적은 것도 결국 그가 스트라이크 존 바깥 공에 손을 많이 대기 때문”이라며 “김혜성이 성장하고는 있으나 우린 지금 당장 포스트시즌에서 상대 투수를 상대할 수 있는 타자가 필요하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그는 “그래도 김혜성이 클럽하우스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함께 벌이는 것 자체가 그의 앞으로의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