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FO)에서 두바이로 향하던 에미레이트 항공 EK226편이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자 정책 발표로 큰 혼란을 겪었다. SF 게이트에 따르면, 해당 항공편은 19일 오후 5시 5분 출발 예정이었으나, 수백 명의 승객들이 기내에서 대거 하차를 요구하면서 약 3시간 이상 지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외국 전문직 노동자에게 발급되는 H-1B 비자에 연간 10만 달러의 신규 수수료를 부과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 소식이 항공편 탑승객 사이에 퍼지면서, 비자 소지자 상당수가 두바이행을 거부하며 즉각 내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 승객 마수드 라나는 인스타그램에 “완전히 아수라장이었다. 같은 자리에 3시간 넘게 꼼짝도 못 한 채 있었다”고 적었다.
일반적으로 탑승객은 비행기 출발 전 자의적으로 내릴 수 없지만, 기내 방송에서 기장이 “전례 없는 상황임을 인식하고 있으며, 원한다면 하차해도 된다”고 안내하면서 대규모 하차가 허용됐다.
H-1B 비자는 미국 내 첨단기술 분야 인력난을 보완하기 위해 활용돼 왔다. 실리콘밸리 지표(Silicon Valley Index)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기술 인력의 66%가 외국 출생자로, 이들 중 상당수가 H-1B 비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이번 10만 달러 수수료는 신규 신청자에게만 적용되고 기존 소지자에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한편, 잔류한 승객들은 3시간 넘는 대기 끝에 출발할 수 있었고, 해당 항공편은 오후 8시 20분이 돼서야 이륙했다고 항공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 Aware)는 전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