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가의 스타 투자자였던 하워드 루빈(70)이 26일(현지시각)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됐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루빈은 맨해튼 중심부 메트로폴리탄 타워의 펜트하우스에 “감옥”을 설치하고 5년 넘게 여성들을 유인해 상처와 멍을 입히고 불구로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루빈이 센트럴 파크 인근 건물의 펜트하우스로 여성들을 데려 갔으며 방음 처리가 된 방에서 기구를 사용해 학대했다고 밝혔다.
루빈은 개인 비서인 제니퍼 파워스(45)와 함께 최소 6명 이상의 여성들을 모집해 돈을 주고 결박 및 가학, 피학 행위에 참여시켰다. 검찰은 루빈의 행위가 여성들이 동의한 범위를 훨씬 넘어섰다고 밝혔다.
검찰은 루빈이 여성들을 착취했으며 여성들 대부분이 과거 중독과 학대당한 경험으로 취약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루빈은 이날 코네티컷에서 체포됐으며 파워스는 텍사스에서 체포됐다.
루빈은 인신매매 혐의 외 은행 사기 혐의와 매춘 목적의 인신 운송 혐의로도 기소돼 최고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검찰은 여성들이 어떤 성적 행위든 멈출 수 있는 “세이프 워드(safe word)”를 말할 수 있도록 돼 있었으나 재갈이 물려 있거나 루빈이 애원을 무시해 세이프 워드를 말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만남이 있는 동안 방문이 잠겨 있는 경우가 많았으며 여성들이 전기 충격과 구타 등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루빈은 또 여성들에게 다량의 약물과 알코올을 제공해 의식을 잃게 한 뒤 성폭행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루빈과 파워스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최소 100만 달러를 범행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펜트하우스 임대료는 월 1만8000 달러(약 2540만 원)이었다.
검찰은 비밀유지계약서에 여성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루빈이 약물이나 알코올을 제공하지 않으며 성행위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이 명시돼 있으며 계약 위반 때 50만 달러를 지불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루빈과 파워스는 2017년 피해자들로부터 민사소송을 당해 2022년 39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었다.
루빈은 1980년대 살로몬 브라더스에 관한 책 라이어스 포커』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이후 1987년 메릴린치에서 2억5000만 달러(현재 가치 7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낸 투자와 관련되면서 오명을 남겼다. 이후 베어스턴스와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에서 펀드 매니저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