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카운티 알타데나에서 발생한 이튼 화재 이후 집을 재건하려는 주민들이 새로 발표된 가구 관세 조치로 또 한 번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6일 소파 등 천을 덧댄 가구에 30%, 주방 캐비닛과 욕실 세면대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는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조치는 이미 지연되고 있는 알타데나 지역 건축 허가 절차와 맞물리며 주민들의 복귀 계획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알타데나 주민 그웬 수키나는 “건축 자재, 가전제품, 모든 게 다 영향을 받아요. 타이밍이 정말 최악이에요”라며 “이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텍사스 홍수 피해자 등 삶을 다시 세우려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문제예요”라고 호소했다.
주민 마르고 슈투버의 집을 재건 중인 건축가 트리니다드 캠벨은 관세 발표를 예상하고 필요한 자재와 가구를 미리 구입했다고 전했다. 캠벨은 “타일부터 주방, 욕실 장비까지 전부 처음에 샀어요. 첫 번째 이유는 관세 때문이고, 두 번째는 그녀를 슬픔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의도였죠”라고 말했다.
지역 업체들도 피해를 피할 수 없다. 헐리우드에 위치한 가전·가구 전문점 ‘플레처 홈’의 리콜 첸은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세금이 붙게 됩니다. 결국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고 소비자가 그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들에게 미리 알리고 싶지만, 아마 10월 1일 이후 매장에 오는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투버는 이웃들과 함께 다시 마을로 돌아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모두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창밖에 보이는 건 단지 산만이 아니라, 이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거든요”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주택 소유자들은 보험 문제에도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보험금은 현재 기준으로 산정되지만, 몇 달 후 자재와 가구 가격이 폭등할 경우 보상액이 턱없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해외 저가 제품으로 넘쳐나는 시장을 바로잡고 제조업을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알타데나 주민들에게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