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최근 화재 사고로 인한 정부 전산망 마비에 대해 정치적 공방보단 해법을 고민하고 제시해야 한다며 국가 기간 서비스의 다중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2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정부 전산망이 마비돼 많은 분들이 불편을 겪고 계실 것 같다. 정치적 공격을 하자면 할 수 있겠지만 이런 사태에 있어선 해법을 고민하고 제시해야 하는 것이 과학과 통신을 담당하는 국회의원의 의무”라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조상들이 조선왕조실록을 한양, 춘추관, 충주, 전주, 성주 사고에 분산 보관했던 지혜를 떠올려야 한다”며 “임진왜란 때 전주 사고본만이 살아남아 역사가 이어질 수 있었듯 국가 기간 서비스는 단순한 장비 이중화를 넘어 지리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데이터센터에 분산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진정한 데이터센터 이중화는 단순히 데이터 유실을 걱정해 백업 카피를 떠두는 것을 넘어서 24시간 365일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축돼야 한다”며 “지리적 N+M 구조로 충분한 여유를 두고, 대전·세종 지역을 벗어나 영남권, 호남권에도 추가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보탰다.
또 이 대표는 민간 기업들의 경우,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등의 서비스를 통해 지역 분산형을 쉽게 구축할 수 있다며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정부가 오히려 더 강력한 자체 데이터센터를 통한 지리적 이중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미 디스크 스토리지 가격은 충분히 낮아졌고, 국내 네트워크 인프라도 잘 구축돼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국민 불편을 생각하면 진정한 의미의 이중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비용은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다”고 했다.
스스로 시스템에 의도적으로 무작위 사고를 일으켜 백업 체계를 검증하는 넷플릭스의 ‘카오스 몽키(Chaos Monkey)’를 사례로 들어 “정부 관계자가 들으면 기겁하시겠지만 정기적으로 시스템의 취약점을 테스트하고 개선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입장도 전했다.
이 대표는 향후 관련 해법들을 구체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전달하고 실제로 구현될 수 있도록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화려한 인공지능(AI) 시대를 외치기 전에 먼저 튼튼한 기초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순서”라며 “이번 사고가 우리나라 디지털 인프라 전반을 재점검하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밤새 복구 작업에 힘쓰고 계실 엔지니어분들께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