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국가마다 축적된 전문성을 배제하고 자급자족의 자만심으로 대체할 때, 품질은 필연적으로 저하된다”고 비판했다.
WSJ은 콜롬비아의 기후, 홍콩의 심해항 등 천혜의 조건뿐 아니라 스위스 시계 제작, 스카치 위스키 제조, 독일 엔지니어링 등 세대를 거쳐 쌓아온 기술을 예로 들며 “이 모든 요인이 모여 각국이 무엇을 잘 생산할 수 있는지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연자원은 다른 나라에 옮길 수 없고, 기후와 문화를 포장해 수출입할 수도 없다”며 “보호무역은 품질을 해치는 낡은 방식으로 악명이 높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콜롬비아산 커피에 고율 관세를 매길 경우, 미국 농부들이 생산량을 아무리 1만% 늘린다고 해도, 콜롬비아 특유의 아열대 기후와 화산 토양, 풍부한 강우량, 고산 지대가 결합된 최적의 조건을 재현할 수는 없다. 결국 소비자들은 비싼 값에 형편없는 커피를 마시게 되는 셈이다.
이 논리는 멕시코산 아보카도, 이탈리아산 양복, 프랑스산 와인 등 다양한 수입품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세계적 수준의 품질은 흔히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품질은 단순히 가격이나 고용 통계에 담기지 않는 방식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WSJ은 “부모가 관세 때문에 자녀에게 최고 수준의 교육 제품을 사주지 못한다면 가정은 손해를 본고, 엔지니어가 세계 최고의 기술을 쓰지 못한다면 혁신이 손상된다”며 “소비자가 어설픈 모조품으로 만족해야 한다면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보호무역은 경쟁을 차단해 혁신 의지와 품질 개선 동기를 약화시킨다고 꼬집었다. 실제 미국 맥주 산업은 유럽 맥주와 경쟁을 통해 품질이 크게 향상됐다며 “외국산의 도전이 국내 제품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된다”고 분석했다.
WSJ은 “강한 경제의 비결은 정치인이 아니라 시장이 ‘탁월함이 어디에 있는지’를 결정하도록 두는 것”이라며 “자유무역은 세계 최고를 누리게 하지만, 보호무역은 우리를 평범 이하로 끌어내린다. 치열한 경쟁 속 이는 어떤 나라에도 감당할 수 없는 사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