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로즈볼 콘서트에서 분노한 23세 남성에게 폭행 당해 의식을 잃은 애리조나 여성이 로즈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폭력 사태는 그래미상을 수상한 일렉트로닉 밴드 루퍼스 두 솔(RÜFÜS DU SOL)이 헤드라이너로 나선 8월 16일 공연 중, 일부 흘러내린 음료수를 둘러싼 갈등에서 촉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셸비 린 엘스턴과 그녀의 약혼자 케인 웹, 그리고 친구들은 이 밴드를 보기 위해 피닉스에서 몇 시간을 운전해 LA에 도착했다. 엘스턴과 친구가 가득 찬 공연장의 좌석으로 올라가던 중, 앞에 앉아 있던 남성에게 음료수를 조금 흘렸다.
“우리는 즉시 사과했지만, 그는 고의라고 소리를 지르며 동행을 남겨두고 자리를 떴어요,”라고 엘스턴은 음악 뉴스 매체 더 페스티브 아울에 밝혔다. “우리는 그의 동행에게도 사과했고, 상황이 끝난 줄 알았어요.”
하지만 약 30분 후, 해당 남성은 다시 돌아왔다. 그는 훌리오 세사르 로페즈 자발라로 밝혀졌다.
이 23세 남성은 엘스턴과 그녀의 친구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폭력을 위협했다. 피닉스 주민인 엘스턴은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시 한 번 사과했지만, 그는 그녀의 얼굴을 가격해 엘스턴을 기절시켰고, 심한 출혈이 발생했다.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에서는 자발라가 사람들 무리 속으로 돌진해 최소 다섯 번의 주먹질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누군가가 그를 군중에서 끌어내려고 시도하는 장면도 있다.
영상의 한 장면에서는 엘스턴이 바닥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있고, 그녀의 약혼자 웹은 머리에 타격을 입으면서도 그녀를 감싸며 보호하려고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커플의 변호사 앤드루 탈레비는, 폭행 중 엘스턴이 한때 숨을 멈췄고, 웹이 그녀를 좌석에서 들고 나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다시 숨을 쉬게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후 현장에서 구급대원에게 치료를 받았다.
패서디나 경찰국 소속 경찰관들이 로즈볼에 출동했을 당시, 자발라는 이미 현장을 도주한 상태였다. 수사관들에 따르면,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과 시민들의 제보가 결정적인 단서가 되어, 그는 8월 21일 벤추라 인근 호손에서 체포됐다.
자발라는 커플로부터 폭행 혐의로도 별도로 고소당했으며, 8월 25일 열린 법정에서는 중범죄 폭행 2건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로즈볼 운영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은 10월 1일 LA 카운티 수피리어에 제기됐다. 이 소장에서 원고 측은 공연장 측이 “로즈볼에서 보안 서비스를 부실하게 운영·관리함으로써, 자발라가 수 분 동안 피해자들을 폭행하는 것을 경비 인력이 제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로즈볼 운영 회사가 폭력 행위를 예방할 만한 충분한 보안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엘스턴이 신체적 상해는 물론 “정신적 고통, 과거 및 미래의 고통과 고난, 그리고 이에 따른 의료비용”을 겪게 됐다고 덧붙였다.
탈레비 변호사는 성명에서 “로즈볼은 사람들이 가족과 친구와 함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장소여야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공연장은 철저히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루퍼스 두 솔 측도 인스타그램에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언급하며, “팬들이 안전하게 모여 축하할 수 있는 순간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인데, 이런 폭력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무너졌다. 이런 행동은 어디에서든 절대 용납될 수 없으며, 그것이 우리 공연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이다”라고 밝혔다.
사건 직후, 패서디나 대변인 리사 더더리언은, 폭력 행위는 용납될 수 없지만 이번 사건은 “일회성”으로 보이며, 로즈볼은 항상 “군중 규모에 맞춰 경찰, 민간 보안, 의료, 소방, 화재 예방 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왔다”고 밝히면서도 이 소송과 관련해서는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서는 논평할 수 없다”고 전했다.
엘스턴과 웹은 이번 소송에서 배상금 및 징벌적 손해배상을 배심원 재판을 통해 청구할 예정이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