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Z세대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한 고용 위축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2일 뉴스위크 재팬에 따르면, 미국의 8월 실업률은 4.3%로 4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코로나 이후 회복기 때의 실업률 최저치인 3.5% (2023년 7월)에 비해 고용 악화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신규 졸업자와 청년층의 고용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 22~27세 신규 졸업자의 실업률은 5.8%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3월의 4.6% 에서 상승한 수치다. 또 같은 시기 미국 전체 실업률이 4.2% 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졸업자 실업률이 전체 평균보다 현저히 높은 상황이다.
뉴스위크는 고용 악화는 경기 침체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들이 AI 도입을 가속화하며 인간의 업무를 직접적으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2022년 말 챗지피티가 공개된 이후, AI 실용화가 가속화됐다. 실리콘밸리의 여러 기업들은 막대한 AI투자를 단행해 성능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기업용 컨설팅 업계는 AI 활용에 의한 효율화를 모든 산업에 제안하고 있다.
특히 회계, 법무, 문서관리, 고객서비스 등 정형화된 지식 기반 직종에서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신입 인력을 뽑지 않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가장 큰 충격은 초급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다. 이전까지 수십 명이 달라붙던 개발 업무가 이제는 AI와 소수 인력으로 대체되면서, IT 업계의 신입 채용은 급감했다.
AI 기술 자체를 개발하거나 데이터를 다루는 데이터사이언스 분야조차, 초기 분석·정리 업무는 자동화가 가능해지며 인력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블루칼라 재훈련’ 카드, 민주당은 분열
정치권도 이 같은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고급 대학 지원을 줄이고 블루칼라 직업훈련에 집중하는 방향을 제시하며, AI 시대의 고용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전기 기술자, 배관공 등 숙련 블루칼라 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기술직 외에도, 로봇과 반도체 장비 유지보수, 고급 배터리 산업 등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시대에 걸맞는 인재 육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우려한다. 즉, ‘블루칼라 전환’이라는 해법이 시대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고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온건파는 AI 규제 법안을 추진하지만, 대부분은 아동 보호나 콘텐츠 정확성 등 윤리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용 변화에 대한 구체적 대응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민주당 내 진보 세력은 AI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에는 인간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기본소득 또는 공공성이 강한 산업의 국유화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한다.
일자리 빼앗긴 Z세대, 정치 지형 흔들까
한때 환경문제에 집중하던 미국 Z세대의 관심은 이제 생존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AI에 의한 직업 상실은 더 이상 미래의 우려가 아닌 현재 진행형의 현실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6년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에서는 AI와 고용 문제에 대해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정치 세력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AI는 기회’라는 기존의 낙관론에서 벗어나, AI가 만든 격차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가 향후 미국 정치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