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 최대 규모 정유시설 중 하나인 쉐브론 엘세군도 정유소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약 10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번 사고는 남가주 전역의 개솔린 가격에 직접적인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밤 발생한 화재로 인해 엘세군도 정유소의 운영 상황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당 시설은 남가주 전체 개솔린 공급의 약 20%, 항공유 공급의 40%를 담당하는 핵심 정유소다. 업계 전문가들은 운영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소비자들이 체감할 기름값 상승이 곧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10여 년 전 토랜스 정유소 화재 당시 갤런당 1달러 이상 가격이 급등했던 전례가 있다. 개솔린 가격 비교 플랫폼인 GasBuddy는 이번에도 서부 해안 지역에서 최대 1달러 수준의 가격 인상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AAA 역시 현재 캘리포니아 평균 개솔린 가격이 갤런당 4달러 60센트 수준이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6달러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개빈 뉴섬 주지사가 새로운 휘발유 혼합유 판매를 허용하는 법안 30호에 서명한 직후 발생했다. 해당 법안은 에탄올 15%가 혼합된 휘발유(E15)의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 캘리포니아 대기자원국(CARB)이 주의 엄격한 대기질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캘리포니아는 환경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까다로운 휘발유 혼합 규정을 시행 중이어서, 이번과 같이 대형 정유 시설에 차질이 생기면 외부 공급으로 즉각 대체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주유소 가격 급등과 소비자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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