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금 투자 상품에 자금이 몰리는 ‘골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금 한 돈 가격은 어느새 80만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당분간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 투자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셧다운(업무중단)에 돌입한 가운데 국제 금 시세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 자산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3897.50달러(약 547만1400원)로 마감하며 온스당 3900달러에 육박했다. 올 초 대비 50% 가량 뛰어올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것이다.
한국내 금 가격도 치솟고 있다. 지난 1일 KRX 금시장의 금 현물 가격은 g당 19만1310원에 마감했다. 한국금거래소의 순금 1돈의 시세는 77만7000원을 기록하며 80만원선에 다가섰다.
금값이 치솟고 있는 것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미 연방정부가 셧다운에 돌입하면서, 장기화될 경우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여기에 미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금값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금값으로 금 투자 수요도 불붙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 등 시중은행 3곳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조40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지난 3월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긴 이후 6개월 만에 4000억원이 불어난 것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달 초까지 판매한 골드바 규모는 35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전체 판매액인 1654억원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금리와 달러화 약세에 더해 중앙은행 금 매수세 등이 이어지면서 올해 말 금 가격은 4000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며 “구조적 금 상승 요인이 이어지는 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사이클에 편승해 온 귀금속 섹터의 강세 랠리는 2026년까지도 유효할 전망”이라며 금 가격 목표치(향후 12개월 기준)를 온스당 45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금값이 빠른 속도로 오른 만큼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금 투자에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많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KRX 금 시장이 국제 시세를 웃도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나서기도 했다.
거래소는 “명절 장기 연휴 기간 중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급변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KRX 금시장 가격과 국제 금 가격간 괴리가 확대되는 점 등을 감안해 투자 시 유의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