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에 ‘추천곡 목록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 스포티파이를 통해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11월 21일부터 24일까지 프랑스 파리에 여행하려는데 성인 2명이 묵을 예정이고 주차 지원도 되는 호텔 추천해 줘’라고 질문하면 부킹닷컴으로 연결돼 원하는 숙소를 찾을 수 있다.
오픈AI는 6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발자 컨퍼런스 ‘데브데이 2025’를 열고 챗GPT 안에서 서드파티(제3자) 앱을 직접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오픈AI가 이날 공개한 앱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통해 연동된다. 오픈AI는 앱 SDK 파일럿 파트너사로 부킹닷컴, 캔바, 피그마, 코세라, 익스피디아, 스포티파이, 질로우(미 부동산 플랫폼) 등을 소개했으며 이들 회사 서비스를 챗GPT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모습을 시연했다.
예를 들어 익스피디아와의 연동으로 ’10월 12일부터 15일까지 샌프란시스코-시카고 왕복 비행기 편을 알아봐 달라’고 챗GPT에 요청하면 예약 가능한 목록이 노출돼 바로 익스피디아로 연결, 항공권을 결제할 수 있다.
오픈AI는 올해 안에 배달 앱 ‘도어대시’, 식당 예약 앱 ‘오픈테이블’, 쇼핑 앱 ‘타깃’, 차량 공유 앱 ‘우버’, 여행 커뮤니티 앱 ‘트립어드바이저’ 등 11개 파트너사 앱 연동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앱 생태계 주도하려는 오픈AI
오픈AI는 앱 SDK 도입으로 챗GPT 중심의 앱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한발 더 나아가게 됐다. 구글, 애플 등 특정 사업자가 운영하는 앱 마켓이나 구글, 네이버 등 인터넷 검색 엔진 대신 인터넷 서비스의 새로운 통로가 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앞서 오픈AI는 미 전자상거래 플랫폼 ‘엣시’와 캐나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와의 파트너십으로 챗GPT에서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기능 ‘즉시 결제’도 출시한 바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챗GPT는 사람들이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고, 더 빨리 배우고, 삶에서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을 더 잘 해낼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며 “챗GPT에 포함된 앱들은 상호작용적이고 개인화된 차세대 대화 앱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텐 가마크 스포티파이 부사장도 “스포티파이 비전은 언제나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 함께하는 것이다. 스포티파이를 챗GPT에 도입함으로써 팬들이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 크리에이터와 대화로 소통할 수 있는 강력하고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앱 SDK 파트너로 합류한 소감을 전했다.
현재 유럽연합(EU) 외 지역 챗GPT에 로그인한 모든 사용자를 대상으로 앱 SDK를 지원한다. 부킹닷컴 등 SDK 파트너사도 영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에서 챗GPT와 연동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챗GPT 주간 사용자 8억명 돌파
오픈AI는 이날 데브데이에서 앱 생태계 확장을 위한 여러 기능을 공개했다. AI 에이전트를 구축, 배포, 최적화하는 도구 ‘에이전트 키트’를 출시했다. 오픈AI는 라인야후가 에이전트 키트 내 ‘에이전트 빌더’를 통해 2시간 만에 업무 보조 에이전트를 구축한 사례를 전했다.
영상 생성 AI 모델 ‘소라 2’와 AI 모델 GPT-5 프로를 개발자용 앱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에 공개했다. 시범 출시했던 AI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도 정식 출시했다.
기존 대형 음성 모델보다 사용료가 70% 저렴한 ‘GPT 리얼타임 미니’와 기존 대형 모델보다 사용료가 80% 저렴한 소형 이미지 생성 모델 ‘GPT 이미지 1 미니’도 출시했다.
한편 올트먼 CEO는 이날 행사에서 챗GPT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가 8억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AI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 반도체 회사 AMD는 전날 오픈AI에 연 수백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AI 칩을 공급하는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올트먼 CEO는 “이번 파트너십은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용량을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며 “AMD의 고성능 칩 분야 리더십을 통해 우리는 AI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모든 사람에게 첨단 AI의 이점을 더 빨리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