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 스포츠 행사 개최를 막을 수 있다며 야당인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도시들을 위협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동석한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런 구상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스턴의 축구 월드컵 본선 유치를 거론하며 “박탈할 수 있다”며 “거기 시장이 급진 좌파이고 사람들이 보스턴 일부를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카고와 보스턴을 포함한 전국 여러 도시에서 이민 단속을 이유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보스턴에선 군중이 차량을 동원해 도로를 점령하는 이른바 ‘도로 점거(Street takeover)’ 퍼포먼스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퍼포먼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고 있으며 미국 도시들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보스턴에서는 최근 모임이 폭력적인 양상으로 변해 치안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모임은 특정 이념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나쁜 짓을 하고 있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나는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전화해 개최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본선 참가국이 늘어난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내년 6월 개최된다. 보스턴에서는 매사추세츠주 폭스보로의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매사추세츠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2016년, 2020년,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2028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을 문제 삼았다. 캘리포니아도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 중 하나다.
그는 “만약 LA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는다면 개최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며 “거기에 대해서 다른 허가가 필요하겠지만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월드컵,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의 개최지를 임의로 변경할 직접적인 권한은 없지만, FIF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주최 기관을 압박해 계약 철회를 이끌어낼 가능성은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