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시스] 배훈식 기자 = 11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UAE의 경기, 전반전 황희찬이 페널티킥을 차고 있다. 2021.11.11. dahora83@newsis.com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아랍에미리트(UAE)를 꺾고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순조로운 행보를 이어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1일 오후 8시(한국시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UAE와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전반 36분에 터진 황희찬(울버햄튼)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3승(2무 승점 11)째를 신고한 한국은 여전히 이란(4승1무 승점 13)에 이어 조 2위를 유지했다.
이란은 레바논과 경기에서 0-1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후반 추가시간에 내리 2골을 터뜨리며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뒀다.
벤투호 입장에선 이란의 승리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각 조 1위와 2위가 본선에 직행하는데 이란에 진 3위 레바논(1승2무2패 승점 5)과 승점 차를 6점까지 벌렸기 때문이다.
UAE(3무2패 승점 3)는 5경기째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며 본선행에서 점점 멀어지는 모양새다.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터뜨린 황희찬은 지난 6월 스리랑카와 2차예선 이후 5개월 만에 A매치에서 골맛을 봤다. A매치 7번째 골이다.
간판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은 골대를 두 번이나 때리는 등 활발한 공격을 보여줬지만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첫 A매치 3경기 연속골은 이뤄지지 않았다.
[고양=뉴시스] 배훈식 기자 = 11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UAE의 경기, 손흥민이 1대 0으로 승리한 뒤 응원해 준 관중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1.11.11. dahora83@newsis.com
공수의 핵심 황의조(보르도), 김영권(감바 오사카)이 부상 여파로 불참한 가운데 대신 자리에 선 조규성(김천), 권경원(성남)은 무난하게 공백을 메웠다.
특히 수비에선 터키에서 활약 중인 김민재(페네르바체)가 한 차원 높은 안정감으로 UAE를 꽁꽁 묶었다.
벤투 감독은 최전방 조규성을 중심으로 좌우 측면에 손흥민, 황희찬을 배치했다.
미드필더에선 이재성(마인츠), 황인범(루빈카잔)이 공격을 지원하고, 정우영(알사드)이 경기를 조율했다.
김민재와 권경원이 중앙 수비에서 호흡을 맞췄고, 측면에는 김진수, 이용(이상 전북)이 자리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꼈다.
벤투호는 초반부터 UAE를 정신없이 몰아쳤다.
손흥민이 전반 6분 만에 황인범의 로빙 패스를 잡아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고양=뉴시스] 배훈식 기자 = 11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UAE의 경기, 후반전 파울루 벤투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1.11.11. dahora83@newsis.com
전반 8분 코너킥 세트피스에선 손흥민의 크로스를 이재성이 정확한 헤더로 연결해 UAE의 골문을 위협했다.
조규성은 전방에서 적극적인 몸싸움과 제공권 다툼으로 UAE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반 13분 헤더는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어진 공격에선 기습적인 중거리 슛으로 골포스트를 때려 UAE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정우영은 전반 26분 프리킥 기회에서 정교한 슛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손흥민은 전반 29분 황인범의 침투패스를 잡아 다시 한 번 기회를 봤지만 위치가 오른쪽으로 치우쳐 슈팅 각도가 거의 없었다. 때린 공은 그물 옆을 향했다.
과정은 좋지만 골이 터지지 않는 다소 답답한 흐름이었다. 균형은 전반 36분 깨졌다.
전반 34분 상대 페널티박스에서 강한 압박으로 UAE의 실수를 유도한 황인범이 상대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황희찬은 골문 오른쪽 하단을 노려 침착하게 선제골로 연결했다.
[고양=뉴시스] 배훈식 기자 = 11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UAE의 경기, 관중석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1.11.11. dahora83@newsis.com
손흥민은 전반 44분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 3명을 따돌리며 왼발슛을 시도했으나 골대 불운에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한국은 후반 초반에도 공격 일변도의 운영을 이었다.
후반 16분 위기도 있었다.
UAE가 왼쪽 측면을 뚫고 중앙에 있는 알자비에게 연결해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알자비가 감각적인 왼발 논스톱 슛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김승규가 몸을 날려 막았다.
후반 20분에는 손흥민의 예리한 크로스가 조규성의 머리에 살짝 닿았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UAE는 후방에서 빌드업을 통해 활로를 뚫으려 했으나 벤투호의 전방 압박이 강했다.
전반 골대 불운에 시달렸던 손흥민은 후반 29분 한 차례 더 골대를 때렸다. 역습 기회에서 김진수의 크로스를 쇄도하던 손흥민이 감각적으로 머리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에 맞았다.
[고양=뉴시스] 배훈식 기자 = 11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UAE의 경기, 1대 0으로 승리한 대표팀 선수들이 응원해 준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1.11.11. dahora83@newsis.com
손흥민은 이후 37분과 38분에도 기회가 왔지만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30분 조규성을 빼고 송민규(전북)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후반 36분에는 수비의 핵 김민재를 빼고 박지수(김천)를 넣어 이라크와의 6차전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경기는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 코로나’에 발맞춰 100% 관중 입장을 가능하도록 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A매치에서 100% 관중 입장은 2019년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챔피언십 이후 2년여 만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3만152명이 입장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최다 관중 입장이다.
벤투호는 카타르 도하로 이동해 한국시간으로 오는 17일 이라크와 6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