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보기관들은 튀르키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토막 살해된 카슈끄지 사건이 빈살만 왕세자 지시에 의한 것으로 밝혀 왔다.
트럼프는 질문을 한 ABC 방송 메리 브루스 기자에게 “손님을 난처하게 만드는 질문을 할 필요는 없다”면서 기자가 “끔찍하고 순종적이지 않으며 정말 끔찍한 질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살해된 언론인 카슈끄지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를 싫어했다”고 말했다. “여러분들이 그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빈 살만은 살해 연루를 부인해 왔다.
대통령은 또 ABC를 “형편없는 회사”라면서 방송사의 송출 허가를 “박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송국 면허를 부여하는 기관의 책임자인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그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ABC 뉴스의 백악관 출입 수석 기자인 브루스에게 크게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그는 브루스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고 명령하지 않은 이유를 물은 브루스에게 “질문이 싫은 게 아니라, 태도가 문제”라고 꾸짖듯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당신은 끔찍한 기자라고 생각한다. 질문하는 방식이 문제”라면서 “당신은 끔찍한 사람이고 끔찍한 기자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끝내 브루스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기자되는 법을 다시 배워 오라”며 “당신 질문은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미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을 발표, 트럼프의 발언을 비판하고 카슈끄지의 사망은 “언론 자유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언론인 살해를 축소하거나 정당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발언은 현실적 영향이 크다”면서 “그런 발언은 언론인이 폭력이나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핵심 원칙을 훼손한다”고 밝혔다.
일상적으로 언론을 깎아내리는 트럼프지만 매주 백악관 출입 기자들로부터 수십 차례 질문을 받으며 때로는 하루에도 여러 번 기자들을 만난다.
트럼프는 남녀 기자 모두에게 독설을 퍼붓지만 특히 여성 기자들에게 거친 모욕을 하는 경우가 잦다.
지난 14일 트럼프는 전용기에서 블룸버그 뉴스의 캐서린 루시 기자가 엡스타인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조용, 조용히 하라고 뚱보(piggy)야”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전에도 어린아이들이나 쓰는 단어를 사용한 적이 있다. 미스 유니버스 참가자 알리시아 마차도는 트럼프가 자신에게 살을 빼라고 하면서 “미스 뚱보”라고 불렀다고 말했었다.
블룸버그 뉴스 대변인은 “우리 백악관 취재 기자들은 두려움이나 편향 없이 질문을 던지는 중요한 공공 서비스를 수행한다”고 논평했다.
ABC 뉴스는 트럼프의 기자와 방송사 모욕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최근 몇 달 동안 ABC 기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을 할 때마다 방송사의 송출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여러 차례 위협해 왔다.
그는 지난해 ABC 뉴스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방송사는 소송을 취하하는 대가로 1600만 달러(약 877억 원)를 지불했다.
지난 주말에도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NBC 방송 심야 프로그램 진행자 세스 마이어스를 공격했다.
그는 마이어스가 “치료 불가능한 트럼프 정신이상증(TDS)을 앓고 있다”며 NBC가 마이어스를 “즉시 해고하라”고 썼다. NBC 규제 권한을 가진 카 FCC 위원장이 즉시 트럼프의 메시지를 X에 리트윗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