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 베벌리 힐스(One Beverly Hills) 초대형 주거·호텔 복합단지가 이번 주말 본격적인 수직 건설 단계에 진입하며 개발의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개발사 케인은 지난 금요일 밤, 31층과 28층 규모의 두 초고층 타워 기초 작업을 위해 3,800야드³(약 4만1천 대 손수레 분량)의 콘크리트를 연속 타설하며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12개월 동안 대규모 기초 공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산타모니카 블루버드와 윌셔 블루버드 인근에 위치한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착공 이후 철거, 지열 우물 시추, 유틸리티 라인 정비, 지하 주차장 조성 등 기반 공사를 진행해 왔다.
아만 베벌리 힐스(Aman Beverly Hills) 호텔이 이 프로젝트의 중심이 된다. 78실의 스위트룸으로 구성되며 아만 브랜드의 첫 미국 서부 해안 진출이다. 아만은 세계적 고급 리조트 브랜드로 평가받으며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조지·아말 클루니 등이 고객층에 포함된다.

주거용 타워 역시 아만이 브랜드와 서비스를 제공하며, 두 타워에는 총 200채 미만의 초고급 콘도가 들어선다.
복합단지에는 돌체앤가바나 부티크, 로스 모치스, 카사 투아 쿠치나 등 포함 최대 45개의 매장과 레스토랑이 입점할 예정이다.
설계는 영국의 포스터 플러스 파트너스가 맡았다. 노먼 포스터 경이 이끄는 이 건축사무소는 런던의 거킨 빌딩, 애플 쿠퍼티노 본사 등 세계적 건축물로 유명하다.
케인 CEO 조나단 골드스타인은 “앞으로 몇 달 안에 건물이 지상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며 “수직 건설 진입은 모든 관계자에게 상징적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북미에서 공사 중인 개발 가운데 비용 기준 최대급 규모이며 완공 시 가치는 약 1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벌리 힐스 시는 두 개 타워를 최대 높이로 짓는 대신, 17.5에이커 부지 중 8.5에이커를 정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정원 설계는 LA 기반의 리오스가 맡았다. 글로리아 몰리나 그랜드 파크, 데스칸소 가든 마스터플랜 등을 설계한 바 있는 리오스는 남가주의 다양한 생태를 반영한 200종 이상의 토종 식물과 나무를 심고, 급수는 빗물과 거주자의 세면·샤워 재활용수로만 처리한다.

전체 단지는 베벌리 힐튼 호텔과 월도프 아스토리아 베벌리 힐스를 연결하는 조경 구역으로 구성되며, 2마일 길이의 산책로와 수경 시설, 휴식 공간 등이 마련된다.
원 베벌리 힐스가 들어서는 부지는 과거 베벌리 힐스 묘목장이 있었고 이후 로빈슨스 메이 백화점이 운영되던 역사적 장소다.
샤로나 나자리안 베벌리 힐스 시장은 “이 개발은 도시의 중요한 새 장을 여는 프로젝트로, 현실화되는 모습을 보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 초대형 복합단지는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박성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