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여름 로켓 제조업체 스토크 스페이스에 접촉해 지분 투자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투자 규모는 장기적으로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지만, 현재 이 협상은 중단된 상태다.
올트먼 CEO는 오래전부터 우주 공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구상에 관심을 보여왔다. AI(인공지능) 시스템 구동에 필요한 막대한 전략을 지상에서 감당하기 어려워질 경우, 환경 부담을 고려해 태양광을 활용할 수 있는 궤도형 데이터센터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트먼뿐 아니라 머스크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실리콘밸리 거물들은 우주 공간에 AI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할 가능성을 잇따라 언급해 왔다.
다만 이 같은 구상은 아직 실증 사례가 없는 단계로, 알파벳 산하 구글과 위성 운영사 플래닛 랩스가 2027년 구글 AI 칩을 탑재한 시범 위성 2기를 발사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올트먼 CEO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결국 전 세계는 데이터센터로 뒤덮이게 될 것”이라며 “어쩌면 태양계를 둘러싸는 거대한 ‘다이슨 스피어’를 구축해 데이터센터를 지구에 둘 이유가 없다고 말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로켓 투자 논의가 본격화된 시점은 AI 투자 열기가 정점에 달했을 때였다. 오픈AI는 최근 몇 달간 오라클·엔비디아·AMD 등과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관련 대규모 계약을 잇따라 발표했지만, 이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지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시장의 의문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엔비디아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날 오픈AI와 체결을 추진해 온 1000억 달러 규모 계약이 아직 최종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오픈AI는 구글과 앤트로픽 등 경쟁사의 추격이 거세지자 자사 챗봇 ‘챗GPT’의 성능 개선을 위한 ‘코드 레드(Code Red)’를 선언했다. 신규 서비스 출시를 연기하고, 직원 일부를 임시 전환 배치해 챗GPT 고도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스토크 스페이스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 출신 인력들이 설립한 완전 재사용 로켓 개발 기업으로, 이는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역시 성공을 노리는 핵심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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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오픈AI-스토크와의 제휴가 성사됐다면, 올트먼과 머스크의 경쟁 구도는 더욱 심화됐을 가능성이 크다. 스페이스X가 로켓 발사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고, 머스크는 오픈AI와 경쟁하는 AI 스타트업 xAI도 이끌고 있다. 올트먼 CEO는 최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스타트업 ‘머지 랩스’를 설립해 머스크의 뉴럴링크와 경쟁에 나선 상태고, 오픈AI 또한 X(구 트위터)와 경쟁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 개발을 추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