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게 됐다.
ABC 방송은 8일, 심야 코미디언 지미 키멀과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키멀의 기존 다년 계약은 내년 5월 만료 예정이었으나, 이번 연장으로 최소 2027년 5월까지 방송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9월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가 피살된 사건 이후 키멀의 발언을 이유로 ABC가 ‘Jimmy Kimmel Live!’를 잠정 중단하면서 그의 향후 거취가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여론의 반발로 ABC는 중단 조치를 해제했고, 키멀은 복귀 후 이전보다 훨씬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는 계속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풍자를 이어갔고, 지난달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서 “저 인간을 방송에서 치워라”고 ABC에 요구했다. 이는 키멀이 트럼프와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에 대해 10분 가까운 독설을 펼친 방송 이후였다.

트럼프는 일요일 워싱턴에서 열린 케네디센터 시상식에서도 키멀을 언급했다.
“진행자들을 봤습니다. 지미 키멀은 정말 형편없었어요. 만약 제가 지미 키멀보다 재능에서 못하다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키멀은 아카데미 시상을 네 차례 진행했지만, 케네디센터 시상식 진행은 맡은 적이 없다.
지난주에도 키멀은 트럼프의 지지율을 두고 비꼬았다. “지금은 트럼프보다 Yelp에서 평점이 더 높은 주유소도 많다”고 말했다.
키멀은 CBS의 스티븐 콜베어보다 더 오래 방송을 이어가게 됐다. CBS는 지난여름, 예산 문제를 이유로 내년 5월 콜베어 쇼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는데, 해당 프로그램은 심야 방송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이다.
ABC는 2003년부터 키멀의 심야 방송을 편성해왔다. 최근 방송 업계가 격변을 겪고 있으며, 지상파 심야 시청률은 전반적으로 하락 중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방송 다음 날 온라인으로 모놀로그만 찾아보기 때문이다.
키멀의 최근 재계약은 대부분 다년 계약이었으며, 이번 1년 연장 결정이 누구의 선택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The Late Shift』의 저자이자 심야 방송 전문 칼럼니스트인 빌 카터는 계약 기간의 의미를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58세인 키멀은 자신이 경력 후반부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떠나게 된다면 트럼프나 누군가의 압박 때문이라는 인상을 남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방식대로 마무리하고 싶어 한다”고 카터는 덧붙였다.
키멀은 트럼프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가 됐다. 카터는 “키멀 본인에게도, 그리고 ABC에도 그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커크 피살 사건 이후, 키멀은 “MAGA 집단이 찰리 커크를 살해한 이 소년을 자기들과 무관한 사람으로 치부하려고 애쓰면서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 한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넥스타와 싱클레어 방송 그룹이 그의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하면서 ABC의 정지 조치가 이어졌다.
복귀 후 키멀은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는 않았지만, 특정 집단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한 “젊은 남성이 살해된 사건을 가볍게 여기려는 의도는 결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박성철 기자>
https://ktla.com/local-news/ap-abc-signs-jimmy-kimmel-to-a-one-year-contract-extension-months-after-temporary-suspens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