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자 트럭 운전사들이 수천 명의 상업용 운전면허를 종료한 결정이 권리를 침해하고 생계를 위협한다며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 차량국은 연방 감사 결과, 이민자 운전자들에게 발급된 면허가 이들이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이 끝난 이후까지 유효하도록 설정돼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지난 11월 6일 1만7,000명의 운전자에게 60일 취소 통지서를 발송했다.
소송에 따르면 차량국의 이 같은 행정적 오류가 발생했을 경우, 캘리포니아 법은 차량국이 직권으로 만료일을 수정하거나 신청자들이 정정된 면허를 다시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크교도의 시민권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 시크 코얼리션의 법률국장 문미트 카우르는 “결국 이들 약 2만 명의 운전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행정적 오류는 캘리포니아 차량국 자체의 책임인 만큼, 캘리포니아주는 이 운전자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시크 코얼리션과 아시안 로 코커스는 상업용 운전면허 소지자 5명을 대신해 집단소송을 제기하며, 차량국의 면허 취소 결정을 문제 삼았다.

11월 이후 면허 취소 통지 건수는 2만 건을 넘어섰다.
카우르는 “법원이 효력 정지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개별 가정에 피해를 주는 대규모 실업 사태와 함께 우리가 모두 의존하는 공급망의 불안정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크 코얼리션은 이번 조치가 연방정부의 압박 속에서 이뤄졌다고도 지적했다. 또한 캘리포니아 차량국이 구제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비거주자 상업용 운전면허는 발급이나 갱신을 하지 않고 있다고 신청자들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펀자브 출신 시크교 트럭 운전사들은 미국 트럭 운송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아 왔다. 수년간 많은 이들이 미국에서 망명을 신청해 운송업계에 종사해 왔다.
미국에는 약 75만 명의 펀자브 시크교도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15만 명이 트럭 운송 산업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 중 다수는 서부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민자 트럭 운전사 문제는 올해 초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한 펀자브 시크교 운전사가 플로리다에서 불법 유턴을 하다 교통사고를 일으켜 3명이 숨진 사건 이후다.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조치에 나서 캘리포니아, 워싱턴, 텍사스를 포함한 7개 주에서 면허 규정이 느슨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단속은 터번과 수염을 신앙의 상징으로 하는 시크교 트럭 운전사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과 인종 프로파일링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시크교는 힌두교나 이슬람교와는 다른 종교다.

션 더피 연방 교통부 장관은 캘리포니아가 자격 미달의 이민자 트럭 운전사들에게 상업용 운전면허를 발급해 도로 위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화된 영어 능력 시험이 도입된 이후, 고속도로 단속 요원들이 언어 능력과 교통 표지 이해도를 점검하면서 많은 운전자들이 업계를 떠났다.
미국 최대 트럭 운송 회사 중 하나인 J.B. 헌트에 따르면, 비시민권자 상업용 면허와 영어 능력 집행과 관련한 정책 변화로 향후 3년간 40만 명이 넘는 상업용 운전사가 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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