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일부 주에서 새해 첫날부터 저소득층 식품 지원 프로그램인 ‘스냅(SNAP·푸드스탬프)’의 사용 규정이 대폭 강화된다. 탄산음료와 사탕 등 이른바 ‘불건강 식품’을 스냅으로 구매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조치가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연방 보건당국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인디애나,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등 5개 주를 시작으로 스냅 구매 제한이 적용된다. 대상 품목에는 설탕 함량이 높은 탄산음료와 사탕류가 포함되며, 각 주는 연방 정부의 승인 아래 구체적인 금지 목록을 확정하게 된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보건당국이 추진 중인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e America Healthy Again)’ 캠페인의 일환으로, 현재까지 최소 18개 주가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보건당국은 납세자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스냅 제도가 비만과 당뇨 등 만성 질환 위험을 높이는 식품 소비로 이어져 왔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스냅을 단순한 식량 보조를 넘어 건강 증진 중심의 복지 제도로 재편하겠다는 취지다. 연방 정부는 일부 주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한 뒤 향후 2년간 건강 지표와 행정 효과를 분석해 제도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유통 업계와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주별로 금지 품목 기준이 서로 다를 가능성이 커 계산대 혼선과 POS 시스템 변경 비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저소득층 이용자에게만 식품 선택을 제한하는 것은 낙인 효과를 키우고, 실질적인 건강 개선으로 이어질지 불분명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번 제한 조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의 스냅 프로그램인 ‘캘프레시(CalFresh)’는 기존 원칙을 유지해, 수혜자들이 탄산음료나 사탕 등을 포함한 식품을 기존과 동일하게 구매할 수 있다. 주 정부는 식품 선택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영양 교육과 접근성 개선을 통해 건강 문제를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연방 정부는 주별 시행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식품 지원 제도의 목적과 한계를 둘러싼 논쟁은 새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박성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