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친중파의 승리로 끝난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 결과에 우려를 표명했다.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외무장관도 함께했다.
국무부는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과 함께한 외무장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홍콩 입법회 선거 결과에 관해 “특별행정구 지역 선거 시스템의 민주적 요소 잠식에 큰 우려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중국의 홍콩 선거제 개편 이후 첫 입법회 선거다. 친중 정치 세력인 건제파가 의석 90석 중 89석을 차지해 압도적 승리를 거둔 가운데, 중도파 후보가 나머지 1석을 확보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30.2%로 역대 최저에 해당한다. 직접 선거 의석은 35석에서 20석으로 줄었다.
블링컨 장관은 “홍콩의 권리와 자유,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위협하는 행동이 홍콩의 성공을 보기를 바라는 우리 공동의 소망을 위협한다”라고 했다. 이어 “반환 이후 홍콩에서는 다양한 정치적 관점을 가진 후보가 선거에 출마했다. (하지만) 어제의 선거는 이런 경향을 뒤집었다”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올해 초 도입된 홍콩 선거 시스템 개편은 직접 선출 의석을 줄였고 투표용지를 통한 후보 선택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심사 절차를 수립했다”라며 “이런 변화는 중요한 정치적 반대파를 탈락시켰다”라고 했다. 야권 정치인 다수가 재판을 받거나 망명한 사실도 언급했다.
홍콩 보안법도 거론했다. 블링컨 장관과 각국 외무장관은 “보안법의 광범위한 영향과 커져 가는 집회·발언의 자유 제한을 여전히 심각하게 우려한다”라며 “정부 어젠다를 지지하지 않는 비정부기구, 노동조합, 인권 단체는 해산·철수가 강요되고 언론의 자유는 축소된다”라고 했다.
그는 “홍콩의 안정과 번영을 보장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평화로운 대안적 견해의 공간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홍콩의 근본적인 자유와 권리를 존중할 국제적 의무와 일치하도록 행동하기를 촉구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