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코리안 특급’ 박찬호(48)를 소환했다.
역대 가장 흥미롭고,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을 소개하고 있는 MLB닷컴은 29일 박찬호에 주목했다.
매체는 “‘박찬호’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단연 페르난도 타티스의 한 이닝 2개의 그랜드슬램”이라고 짚었다.
1999년 4월23일, 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던 타티스는 LA 다저스전에서 3회에만 두 개의 만루홈런을 쳤다. 두 개의 만루포는 모두 다저스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박찬호에게 때려냈다. 유명한 ‘한만두(한 이닝 만루홈런 2개) 사건이다.
MLB닷컴은 “그런 일은 야구계에서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한 이닝에 만루 홈런을 내줬던 투수에게 타자가 다시 안타를 치기는커녕 다시 상대하는 것을 허락하는 감독도 흔치 않다”고 적었다.
그러나 타티스에게 맞은 만루홈런 만으로 박찬호를 기억하기엔 박찬호의 업적은 훨씬 뛰어나다.
매체도 “1994년 빅리그에 데뷔한 박찬호는 ‘그 경기’ 이후 11년 뒤인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무려 17시즌 동안 빅리그에 있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박찬호의 17년 경력 중 최고의 시즌은 1999시즌 직후에 왔다. 1999년 13승(11패)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한 그는 2000년 18승10패 평균자책점 3.27, 2001년에는 올스타에 선정되며 15승11패 평균자책점 3.50의 성적을 냈다”고 강조했다.
이는 박찬호의 전성기였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찬호는 2001시즌을 마친 뒤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 65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박찬호와 텍사스의 만남에 대해 MLB닷컴은 “재앙이됐다”고 썼다. 그만큼 박찬호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계약기간 1년 반을 남기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하기 전까지 3년반동안 380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이후 LA 다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불펜 투수로 뛰며 커리어를 연장했다”고 떠올렸다.
매체는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아시아 출신 투수 중 가장 많은 승리(124승)를 거뒀지만 오늘날의 야구팬들은 타티스에게 맞은 2개의 그랜드슬램을 훨씬 더 많이 기억한다”면서 “그는 현재 한국에서 야구 분석가로 활동한다. 멋지고 행복해보인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