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건설공사 수주가 약 42조원 뻥튀기 된 사실이 드러났다.
25일 아사히 신문은 복수의 전문가 조언을 받아 공표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토교통성이 조작한 ‘건설공사수주동태총계’ 과대계상 추정치는 2020회계연도 실적의 5%에 해당했다.
총액 79조5988억엔 가운데 4조엔(약 42조 원)이 부풀려진 것이다.
특히 2013~2019회계연도의 ‘이중 계상’된 데이터는 2020회계연도 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더 크게 과대계상했다는 것이다.
앞서 아사히는 지난달 15일 국토교통성의 ‘건설공사수주동태총계’가 이중 계상으로 조작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토교통성은 전국 건설업체 약1만2000사로부터 수주 실적을 보고받아 매월 집계해 공표하고 있다.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県·광역지방자치단체) 담당자는 건설업체들로부터 먼저 보고를 받아 집계한다.
국토교통성은 여기서 ‘이중 계상’ 지시를 내려 통계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A사가 4~6월 분의 수주 실적 조사표를 3정 정리해 도도부현에 제출한다. 그러면 도도부현에서는 3개월분의 실적을 합해 6월분으로 기입한다. 3개월 분 실적이 한달 만에 이뤄진 것 처럼 조작된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4~5월의 수주 실적은 0이 되지 않았다.
국토교통성에 따른 매월 집계에서는 미제출자라 하더라도 수주 실적을 0으로 하지 않고, 같은 달 제출한 다른 업체의 평균을 계상하는 암묵적인 ‘규정’에 따랐다.
국토교통성은 매년 봄 열리는 도도부현 통계 담당자 대상 설명회에서 이미지가 그려진 그림까지 배포하며 이런 조작 ‘순서’를 지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현(県)의 통계 담당자는 신문에 이런 조작에 “연필과 지우개”를 사용했다고 토로했다. 건설업체가 직접 적어준 수주 기록을 지우개로 지우고 연필로 다시 썼다.
문제는 8년간의 조작이 일본의 통계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국내총생산(GDP)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해당 통계는 건설업체가 공공기관, 민간을 상대로 수주한 공사 실적을 집계한 것이다. GDP 계산에 포함된다.
지난 2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마기와 다이시로(山際大志郞) 경제재정·재생상은 “GDP에 대한 영향은 경미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사히는 “통계가 얼마나 과대됐는지 그 영향 자체는 국토교통성이 검토 중으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과대계상 총액이 거액으로 판명될 경우 이 통계 자료를 기초 자료로 사용하는 중소기업 지원책 등에 영향을 줄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