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이자사(社)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복용한 환자의 80%가 복용 후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악화한 경우는 없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먹는 치료제 초기 투여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14일부터 국내 사용이 시작된 팍스로비드의 초기 투여자 63명에 대해 인구학적 특성, 복용 전·후 건강상태 및 치료 경과 등을 조사한 것이다.
초기 투여자 63명 중 51명(81.0%)은 재택치료관리 의료기관에서 처방 받았다. 나머지 12명(19.0%)은 생활치료센터 처방받은 경우였다.
이 중 60명(95.2%)이 5일간의 복용을 완료했다. 3명(4.8%)은 발열 지속과 미각 변화 등의 증세를 호소해 복용을 중단했다.
투여자 중 위중증 또는 사망으로 진행한 경우는 없었다.
개별 설문조사에 응한 55명의 팍스로비드 복용 전·후 상태를 확인한 결과, 80%에 해당하는 44명이 증상이 호전됐다고 응답했다. 복용 전에는 호흡기 증상, 인후통, 발열·근육통 등을 호소했다.
23명(41.8%)이 ‘모든 증상이 사라짐’이라고 답변했다. 13명(23.6%)은 ‘상당히 호전됨’, 8명(14.5%)은 ‘일부 호전됨’이라고 각각 밝혔다.
반면 10명(18.2%)은 큰 차이가 없다고 느꼈고, 1명(1.8%)은 복용 전보다 상태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또 55명 중 69.1%인 38명이 복용 중 미각 변화(쓴맛)를 겪었다고 했다. 13명(23.6%)은 설사 증상을 경험했다.
응답자 중 96.4%(53명)는 주변의 다른 코로나19 환자에게 팍스로비드 복용을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를 통해 투여자별 진단 후 팍스로비드 처방까지는 평균 1.4일, 증상 발생 후 처방까지는 평균 2.3일이 각각 소요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분석은 대조군 없이 시행된 것으로 해석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이런(증상 호전) 효과의 가능성과 함께 (환자의) 확진 및 신고 이후에 병상 배정, 비대면 진료·처방 등의 과정들이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됐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팍스로비드를 포함한 코로나19 치료제가 환자에게 적시에 공급돼 사용될 수 있도록 공급 및 사용 체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