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파장이 러시아를 넘어 전세계에 미치고 있다. 외신들은 당분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 세계 경제의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도이체벨레(DW) 등 외신에 따르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러시아와 경제 전면전을 벌일 것”이라고 선포했다.
소위 경제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는 금융 붕괴에 직면했고 루블화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서방의 제재에 러시아뿐만 아니라 전쟁당사국들의 밀, 천연가스 등에 크게 의존하는 나라도 피해를 입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는 막대한 에너지 수출에도 오랫동안 세계 경제에서 상대적으로 미미한 국가였지만, 러시아의 침략과 제재가 미칠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다. 무역업자들이 세계 주요 원유 및 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로부터 공급 차질에 대비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러시아가 제재에 에너지를 무기로 삼아 보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한편 미국이 에너지 제재 방안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또 러시아 은행들에 대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배제 조치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 구매가 상당히 번거로워질 수 있단 진단도 나온다.
이로 인해 천연가스 공급의 3분의1, 원유 공급의 4분의 1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유럽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짐 리드 도이체방크 전략가는 “지금까지는 파급 효과가 덜 심각하지만 (향후)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는 밀과 옥수수 등 곡물 공급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미국 시카고거래소에서 밀 선물 가격은 13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옥수수 가격도 급등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세계 밀 수출의 30%, 옥수수는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모두 중동과 유럽에 밀을 공급하고 있으며 터키와 이집트는 러시아 밀의 최대 수입국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군사 작전이 리비아, 예멘, 레바논과 같은 나라들의 식량 위기를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연합으로 곡물 운송에 사용되는 흑해 항구로부터의 수출에 지장을 주고 있다.
결국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로 인한 제재 여파는 전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치솟는 물가로 체감될 것이라고 DW는 예상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밀과 옥수수뿐 아니라 알루미늄, 니켈 등 휴대폰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사용되는 필수 금속을 대규모로 수출하는 국가다. 또 러시아 선박에 대한 제재 등으로 글로벌 물류 차질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