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해 미국과 서방이 제재를 쏟아내면서 러시아 경제가 맥을 못 추고 있다.
2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전 세계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는 오는 12일부터 러시아 은행 7곳 등을 결제망에서 차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위프트는 200여개국 1만1000개 은행을 연결하는 국제 통신망으로, 러시아가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JP모건은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된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이 6430억달러에 이를지라도 러시아 정부 기관에 대한 미국의 제재와 러시아의 대응책, 지불 수단 중단 등이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도 SWIFT 퇴출 등 제재 조치가 러시아의 외화 접근에 영향을 줄 것이며 외환보유액의 절반은 제재의 영향을 받고 나머지는 금으로 현금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했다. JP모건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달 7억 달러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크렘린궁도 러시아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인정했다고 CNN비즈니스는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외신 기자들과에게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굳건하며 계획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경제적 고립이 빨라지고 있다.
애플, 포드, 보잉, 넷플릭스, H&M 등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속속 발을 빼며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산업도 엑손모빌,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등 세계 주요 석유 기업들의 상당수가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거나 프로젝트에 대한 새 투자를 중단하면서 타격을 입고 있다.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는 유럽 시장에서 예금 대량 인출 사태로 파산 가능성이 커졌고 결국 철수하기로 했다.
모스크바 증권거래소는 3거래일째 문을 닫았고 해외 증시에서 러시아 기업들의 주가는 폭락했다. 스베르방크 주가는 80% 넘게, 러시아 국영 석유개발업체 로스네프트 주가는 70% 가까이 폭락했다.
대러 제재 우회 수단으로 부상했던 암호화폐도 결국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EU의 금융 제재를 우회하는데 사용돼서는 안 되는 암호화폐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암호화폐가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통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제재에 맞서 긴급 대응에 나섰다. 러시아는 루블화 폭락을 막기 위해 금리를 20%로 올리고 수출기업들에게 외환 80% 매각을 명령했다. 또 외국인 주식 매도 금지, 1만달러 이상 외화 현금 반출 금지에 나섰다.
또 러시아 중앙은행은 개인들이 환전소에서 외화를 구매할 때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렌버그의 칼럼 피커링 분석가는 “이미 발표된 제재로 인해 러시아 금융 시스템과 경제 전반의 상황이 앞으로 몇 주동안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까운 미래 러시아는 글로벌 시장으로부터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