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산 원유 금지를 검토하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7일 CNN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는 인플레이션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 항셍지수가 오전 거래에서 5%나 폭락했다. 종전 최대 낙폭인 3.4%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7개월 만에 일일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일본의 니케이 지수도 3.6% 폭락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2.5%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1% 하락했다.
7일 뉴욕증시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포에 일제히 폭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797.42포인트(2.37%) 빠진 3만2817.3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7.78포인트(2.95%) 하락한 4201.0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82.48포인트(3.62%) 급락한 482.48에 장을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 혼란은 이날 장 시작과 함께 미국산 원유 선물이 2008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인 배럴당 124.17달러에 거래되면서 발생했다. 브렌트유도 8% 오른 배럴당 127.66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유럽의 동맹국들과 함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할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더욱 급등했다.
유럽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CNN에 출연, “어제 조 바이든 대통령 및 각료들과 정확히 이 문제에 대해 전화 통화를 했다”면서 “현재 유럽 동맹과 러시아 원유 수출 금지 방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양쪽 시장에 충분한 원유 공급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가 시행될 경우 유가가 급등해 글로벌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올해 배럴당 185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차단되면 500만배럴 이상 공급이 감소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엽준롱 IG그룹 시장전략가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가 시행될 경우, 이 조치는 이미 경색된 석유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고유가는 기업들의 마진과 소비자 지출 전망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