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벨라루스 접경지 체르니히우에서 한 달 넘게 포위 공격을 퍼붓던 러시아군이 철수 퇴각하고 있다고 1일 주지사가 말했다.
침공 37일 째인 이날 오후1시(한국시간 오후7시) 체르니히우주의 비아체슬라브 차우스 주지사는 비디오 연설서 이같이 말하고 “그러나 아직도 전투기 공습 폭격과 미사일 폭격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주지사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그간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던 여러 주거 지역 및 시설 등에 진입해 이들의 철수를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틀 전 차우스 주지사가 BBC 등 외국 언론과 인터뷰할 때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29일 오후3시(현지시간) 터키에서 러시아 협상단의 알렉산데르 포민 국방 부장관은 우크라와의 협상 직후 “러시아군이 신뢰 증진을 위해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극적으로 군사활동을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차우스 주지사와 주도인 체르니히우시의 블라디슬라브 아스트로센코 시장은 그로부터 18시간이 지난 30일 오전9시 “간밤 내내 러시아군이 포를 쏘고 미사일을 날렸다”고 주장했다. 시장은 그전보다 포격 강도가 더 심했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와 텔레그램 포스팅으로부터 이틀이 지난 이날 차우스 주지사가 ‘러시아군의 퇴각 철수’을 거의 공식화한 것이다.
체르니히우는 우크라 동북부 맨위 도시로 벨라루스 국경 바로 옆에 있으며 수도 키이우에서 북동으로 90㎞ 떨어졌다. 러시아군은 루한스크 바로 위의 이지움에서부터 제2도시 하르키우, 수미를 거쳐 체르니하우까지 이어지는 400㎞의 동북부 전선을 형성해 이들 도시 민간지역을 무차별 공격하며 함락을 꾀했다.
도시가 아닌 주변 지역은 대부분 러시아군 수중에 들어갔으나 이지움, 하르키우, 수미 및 체르니히우 시는 모두 우크라 군 수중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대신 하르키우와 체르니히우에서 민간인의 피해와 고통이 컸다.
터키 협상 직전인 28일 체르니히우시의 아스트로센코 시장은 29만 인구가 11만 명으로 줄어들었으며 최소 300명~400명의 시민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침공 33일이 지난 이때까지 우크라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에 파괴되고 반파된 건물 수가 5000개 넘고 주거지는 연건평 300만 평을 넘는다. 남부 흑해 항구 마리우폴과 동북부의 두 도시 하르키우 및 체르니히우 등 3개 도시가 가장 심한 인명 및 인프라와 건물 피해를 당했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군은 터키 협상 발언 후 3일째인 이날 오전 상황에서 ‘축소’ 거명 도시인 수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일부 병력이 잔존하고 있긴 하지만 동남부의 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로 이동하거나 국외로 퇴각하는 모양이 거의 분명해 보인다.
그런 만큼 러시아의 새 ‘집중 목표’인 동부의 두 분리 인민공화국 주변과 도네츠크의 흑해 항구 마리우폴에 대한 공격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