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9일 러시아에 대한 석유 제재 문제를 집중 논의했지만 협상이 큰 성과 없이 끝났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방문, 오르반 총리와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수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예정돼 있지 않았던 이날 방문은 헝가리가 EU의 6차 제재안에 포함된 대러 석유 수입 금지에 반대하는 것을 번복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행보다.
협상은 일부 진전에도 불구, 돌파구는 없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폴리티코 등은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회담 몇 시간 만에 트위터를 통해 “오늘 저녁 오르반 총리와 회담은 제재와 에너지 안보와 관련된 문제를 명확히 하는데 도움이 됐다”면서 “우리는 진전을 이뤘지만,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석유 인프라에 대한 역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역내 참가자들과 함께 VC를 소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집행위는 지난 4일 발표한 대러 6차 제재안에서 러시아산 원유는 6개월 내에, 석유 제품은 연내에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러시아산 석유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2024년 말까지, 체코는 그해 6월까지 유예토록 예외를 뒀다.
EU는 이 조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주요 자금줄을 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친러시아 성향의 헝가리가 반대해 난항을 겪고 있다. 제재안이 발효되려면 EU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다.
오르반 총리는 러시아산 석유를 끊는 것은 헝가리에 “핵폭탄과 같다”는 입장이다. EU 회원국들은 지난 8일에도 이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다음 회의도 불투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