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근육과 근력이 함께 줄어드는 근감소증이 노인 천식 환자의 폐기능 저하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천식을 앓는 노인이 근감소증을 동반한 경우 근감소증 없이 천식만 앓는 노인에 비해 폐활량이 현저하게 저하된 비율은 약 5배, 기도 폐쇄를 보인 비율은 2배 가량 높았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김태범·노년내과 장일영, 중앙보훈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원하경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1년)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4116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근감소증과 천식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천식 노인 가운데 신체활동이 적은 그룹은 신체활동이 많은 그룹에 비해 폐활량 저하와 기도 폐쇄로 호흡곤란을 겪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먼저 폐기능과 근육량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천식 노인을 근육량을 기준으로 나눠 폐기능 지표를 비교했다. 그 결과 근감소증 없이 천식만 있는 그룹은 1초 노력성 호기량(FEV1)이 60% 미만인 경우가 9.07%인데 비해 근감소증과 천식을 함께 가진 그룹은 42.88%로 약 5배 높았다. 1초 노력성 호기량은 숨을 최대한 들이마셨다가 강하게 내쉴 때 처음 1초 동안 배출되는 공기량이다. 정상 예측치의 60% 미만이면 폐활량이 매우 저하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초율(FEV1/FVC ratio)이 0.7 미만에 해당하는 비율도 천식 그룹은 44.51%인 반면 근감소증을 동반한 천식 그룹은 83.72%로 약 2배 높았다. 1초율은 숨을 최대한 내쉴 때 나오는 총 공기량(FVC) 중에서 처음 1초 동안 배출되는 공기량(FEV1)의 비율을 뜻한다. 0.7 미만일 경우, 기도 폐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한다.
또 연구팀이 천식 그룹을 신체활동량에 따라 구분한 후 폐기능 지표를 분석한 결과 신체활동이 적을수록 폐활량이 심각하게 저하된 경우가 많았다.
신체활동이 많은 그룹에서는 1초 노력성 호기량이 60% 미만인 경우가 16.73%로 나타났다. 반면 신체활동이 보통인 그룹은 22.21%, 신체활동이 적은 그룹은 23.53%로 확인됐다. 활동량이 줄어들수록 기도 폐쇄도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1초율이 0.7 미만인 비율이 신체활동이 많은 그룹은 41.45%인 반면 신체활동이 보통인 그룹은 66.04%, 신체활동이 적은 그룹은 67.14%에 달했다.
연구책임자인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대규모 노인 인구에 기반해 근감소증과 천식 사이의 연관성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인과관계를 추가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노인 천식 환자의 근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가벼운 체조, 걷기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고 단백질 섭취를 병행할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식 분야 국제 학술지인 ‘저널 오브 에쓰마(Journal of Asthma)’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