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아프리카에서 발생했던 감염병 ‘원숭이두창(monkeypox)’이 영국 등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과 호주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19일 가디언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호주에서 2건의 원숭이 두창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최근 유럽에서 돌아온 30~40대 남성으로 한 건은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다른 한 건은 빅토리아주에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이들이 현재 집이나 병원에서 격리 중이라며 증상은 아직 경미하다고 밝혔다.
1958년 처음 발견된 원숭이두창은 천연두(두창)와 비슷한 증상이 실험실 원숭이에서 발견돼 이런 이름이 붙었다. 1970년 콩고에서 최초로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됐고, 이후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꾸준히 보고됐다.
원숭이두창에 걸리면 천연두와 마찬가지로 발열,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수포와 딱지가 피부에 생긴다. 통상 감염 후 2~4주 정도 지나면 회복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잠복기는 5∼17일이다.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이다. 최근 유럽에서 발견된 원숭이두창은 증세가 다소 경미한 서아프리카형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사추세츠주에서 한 명이 캐나다를 방문한 이후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캐나다 보건당국 역시 의심 환자 13명 이상을 관찰하고 있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최근 확진 사례와 유럽 각국의 사례를 종합해보면 이미 원숭이두창이 지역사회에 확산했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국제 공중보건학과 지미 휘트워스 교수는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번 사태는 매우 이례적이다”고 진단했다.
원숭이두창은 서부와 중부 아프리카 등 열대 우림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1958년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지만 주로 쥐나 다람쥐 등 설치류가 주요 감염원이다.
감염된 사람에게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발열, 근육통, 오한, 피로감 등이고 심할 경우 얼굴과 생식기에 수두와 두창(천연두)에서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발진이 생길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감염 후 2~4주 정도 지나면 증상에서 회복된다.
원숭이두창은 그동안 성병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번에 발견된 감염자들이 동성과 성관계를 한 사람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영국 보건안전청은 동성애자와 양성애자인 남성들은 자신의 몸에 특이한 발진이나 병변이 나타나면 지체없이 성보건서비스에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질병이 어떻게 유럽으로 확산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휘트워스 교수는 “코로나19 규제 완화로 세계 여행이 재개된 것이 가능한 한 시나리오”라며 “이 전염병이 코로나19처럼 팬데믹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