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정권 몰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미국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카토연구소 소재 더그 밴도우 선임연구원은 2일 공개된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코로나19의 파고가 북한을 휩쓸며 통일 문제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라며 이런 조언을 내놨다.
그는 “북한은 주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두 국가 중 한 곳”이라며 “북한 주민은 중대한 위험에 처해 있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한 곳은 에리트레아다. 밴도우 연구원은 북한 의료 체계 노후 등을 지적,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 내 감염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평양은 수십만 건의 ‘발열 사례’를 인정했다”라며 만약 오미크론 확산일 경우 감염이 급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오미크론의 증상은 백신을 맞은 이들에게는 가벼우나, 미접종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북한의 의료 체계는 가벼운 파고에도 빠르게 압도될 것”이라며 “김정은은 재앙적일 수 있는 ‘퍼펙트 스톰(두 가지 악재가 겹쳐 영향력이 증폭하는 현상)’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오랫동안 두 개의 서로 다른 한국을 합치는 가능할 것 같지 않았지만, 북한은 바이러스 쓰나미에 대비가 되지 않았다”라며 “김정은 정권의 파멸을 예측하기는 시기상조일지라도, 그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어리석은 일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울러 “어떤 인물이 백신을 맞았느냐에 따라 중요한 당 간부와 지도자, 보안 요원, 그리고 고위 군사 당국자들이 모두 아프거나 심지어는 사망할 수도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 일본이 북한 정권 불안정·붕괴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 정권의 몰락 가능성이 크지는 않더라도, 실제 현실화할 경우 동아시아 전체의 기존 질서를 압도할 만한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전략으로 통일을 꼽았다.
다만 “북한과 접점이 작은 젊은 세대는 특히 코로나19로 황폐해진 국가의 부담을 떠안는 상황을 경계할 수 있다”라며 “새로운 한국 정부는 일어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응할 계획 및 가능성에 관해 시민 사회와 관여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그는 “동맹이 뭉친다면 과업은 더 쉬워질 것”이라며 “새로 선출된 한국 정부와 일본의 관계가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이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통일로 한국이 더 커진다면 일본 쪽에서 경계를 표할 수도 있다며 미국과 한국이 일본의 우려를 다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중국과의 관여가 필수”라며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를 가정하면 중국이 난민 문제나 국경 지대 인종 문제를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취지로 “의도하지 않더라도 중국의 개입은 별도의 북한 유지로 마무리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밴도우 연구원은 아울러 “중국은 미국과 동맹을 맺고 미군 병력을 주둔시키며 (미국의) 아시아 견제 체제로 활동하는 통일 한국을 보고자 하지 않는다”라며 “그 결과 중국은 통일을 방지하려 중대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런 맥락에서 대중국 접근법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