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여먹으려고 꺼내보니 유통기한이 지나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라면은 유통기한이 너무 많이 지나면 변질 우려가 있지만, 면과 스프는 멀쩡한 경우가 많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적정량을 구매해 유통기한에 섭취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지났다고 즉시 라면을 폐기하는 것은 합리적인 소비행태가 아니다”고 강조한다. 이 관계자는 “라면은 보관 방법에 따라 유통기한보다 수 개월이 지났어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통기한이 지난 라면은 꼼꼼히 챙겨야 한다. 섭취 전에 반드시 냄새를 맡거나 눈으로 확인해볼 필요는 있다. 제품이 변질된 것이 아니라면 유통기한이 조금 지났다고 해서 무조건 버릴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라면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6개월’이다. 더 본질적으로 말하자면 이 기한에 팔아야 한다. 그러나 소비자자 먹어도 되는 ‘소비기한’은 이보다 더 길다. 보관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라면 소비기한은 ‘8개월’ 정도다.
라면 유통기한과 관련해 최근 중국에서 문제가 된 적도 있다. 지난 4월 중국에서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중국 수출용 유통기한이 12개월로 한국 내수용 제품 유통기한인 6개월보다 2배 길다며 논란이 됐다.
당시 불닭볶음면의 유통 기한을 지적한 중국 네티즌은 “한국 불닭볶음면의 유통기한이 내수용과 수출용이 왜 다르냐”며 , 중국인들에게 먹어서는 안될 제품을 판매하기라도 한 듯 비판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삼양식품뿐 아니라 농심, 오뚜기 등의 해외 수출용 라면의 유통기한은 모두 12개월로, 국내에서 유통되는 라면의 유통기한보다 2배에 달한다. 그렇다고 해서 해외 수출용 라면이 인체에 유해한 것은 아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한국에서 수출하는 라면의 경우 일반적으로 선박으로 이동한다. 통관 및 물류 과정에 시간이 오래 걸려 유통기한을 이렇게 길게 한 것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식품에서 수출하는 모든 국가의 수출용 제품 유통기한은 일괄적으로 12개월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수출국의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해상 운송과 수입국 검역, 통관, 내륙 운송이라는 긴 과정을 거치는 동안 산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국내 라면업체들은 수출용 제품의 신선도 준수를 위한 조치를 한결 철저히 하고 있다.
국내 라면의 경우 유통기한이 수출용에 비해 짧기 때문에 산화방지제를 사용하지는 않거나 일부 제품에만 사용한다. 반면 수출용 제품에는 모두 산화방지제를 첨가해 산화를 방지한다.
삼양식품은 “산화방지제에 항산화 성분을 썼다고 하면 화학 성분을 떠올리지만 우리의 항산화 방식은 천연 유래 성분인 녹차 추출물을 배합하는 것”이라며 “유통기한이 1년으로 길어져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오뚜기 라면도 마찬가지다. 오뚜기 관계자는 “수출용 제품의 유통기한은 수출 통관 등 국내외 물류 과정을 고려해 유통기한을 12개월로 하고 있다”며 “수출용 제품의 면발은 국내용 제품과 다른 배합비를 적용해 수출하는 국가별 기준에 맞게 제품을 만든다”고 밝혔다.
식품의약국안전처(식약처)도 산화방지제의 안전성을 인정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라면에 사용하는 산화방지제에 대해 “엘아스코빌팔미테이트, 토코페롤류(비타민E종류), 비타민C, 차에서 추출한 차카테킨, 차추출물 등이 사용 가능하다”며 “식품첨가물 사용 기준을 준수한 경우에는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