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비리와 스캔들로 사실상 아부다비에 망명 중인 후안 카를로스 1세 전 스페인 국왕이 크레딧카드 부정 사용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4일 AP 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검찰은 국왕 펠리페 6세의 아버지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의 크레딧카드 부정사용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카를로스 전 국왕의 2016∼2018년 크레딧카드 사용내역을 조사 중이며 부정사용이 입증되면 기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가 2014년 퇴임해 면책특권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카를로스 전 국왕은 39년간 재위하면서 스페인 민주화에 큰 역할을 했지만 잇단 스캔들로 추한 말년을 보내고 있다.
2012년 아프리카 보츠와나에 사냥여행을 갔다 사고가 나 동행했던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 망신을 당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속철 수주사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아 자금을 은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아버지의 뇌물 부패 의혹으로 아들인 현 펠리페 국왕은 지난 3월 유산 상속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검찰 수사가 좁혀오고 스페인 여론이 악화되자 카를로스 전 국왕은 지난 8월 스페인을 떠나 아랍에미리트(UAE)에 머물고 있다. 사실상 망명 상태인 셈이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