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8일 가두 연설 중 총에 맞아 사망했다. 향년 67세.
그는 이날 오전 나라(奈良)현에서 선거 연설을 하던 도중 2발의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었다. 심폐정지 상태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그는 목의 우측에 상처로 출혈이 있으며, 왼쪽 가슴은 피하출혈 상태였다. 목과 가슴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후 치료를 받던 나라현 가시하라(橿原)시 소재 나라현립병원에서 숨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는 오는 1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유세중이었다. 국정선거 기간 중 전 총리가 총격을 받아 살해되는 사건은 극히 이례적이다. 경찰청은 대책 본부를 설치하고 경비에 문제가 없었는지 검증하고 있다.
일본 최장수 총리라는 타이틀을 가진 아베 전 총리는 2차대전 후 최연소인 52세로 총리 자리에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52세로 2006년 9월 90대 총리로 취임한 바 있다.
이후 다음 해인 2007년 9월 건강 문제로 사임했다. 이를 아베 1차 내각으로 본다. 2차 내각은 2012년 12월 두 번째로 총리 자리에 앉았을 때부터 시작됐다. 2020년 9월 다시 지병 악화로 사임했다.
#Former Japanese Prime Minister Shinzo Abe has been pronounced dead after being shot earlier today – NHK
The attacker managed to got the second shot..#ShinzoAbeShot #Shinzo #ShinjoAbe #Japan #Japanese #Shocking #PrimeMinister pic.twitter.com/EG3eUsx4Yp
— Ratnesh Mishra 🇮🇳 (@Ratnesh_speaks) July 8, 2022
그의 2차 내각 연속 재임일수는 2822일로 약 7년8개월, 1차와 2차를 모두 포함한 총리 재임일수는 3188일인 약 8년8개월에 달한다. 두 기간 모두 사상 최장을 기록했다.
총리 자리에서 내려온 후에도 그는 정부와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지난해 11월 최대 파벌 ‘아베파’ 수장으로 취임했다.
수도 도쿄(東京)도 출신인 그는 1954년 정치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외할아버지는 A급 전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 아버지는 자민당 간사장과 외무상을 역임한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다.
세이케이(成蹊)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유학을 거쳐 고베(神戸)제강소에 입사했다가 아버지의 외무상 취임을 계기로 비서관으로 일했다.
이후 아버지의 사망으로 그의 선거구를 이어받았다. 1993년 야마구치(山口) 1구에서 입후보해 첫 당선됐다.
총리, 자민당 총재의 등용문으로 불리는 당 청년국장, 사회부장 등도 지냈다. 2차 모리 요시로(森喜朗) 내각,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에서 관방 부(副)장관으로 일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와 함께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동참하기도 했다.
49세라는 젊은 나이로 자민당 간사장으로 발탁된 후에는 2005년 관방장관으로 첫 입각했다. 이후 2006년 52세로 최연소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된다.
Shinzo Abe is dead. The "murderer" has been arrested #japan #Japanese #台湾 pic.twitter.com/QM0ruU99dV
— Jo (@PatrickStar9527) July 8, 2022
총리 기간 중에는 6차례 국정선거에서 승리하고, 3연임을 했다. 막강한 ‘아베 1강’ 체제를 과시해 왔다.
이는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뒷받침했다. 금융완화와 재정출연, 성장전략의 3개 화살로 구성된 아베노믹스를 내세워 경제 살리기에 주력했다.
외교, 안보 면에서는 미일 동맹 강화에 힘썼다. 2016년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피폭지 히로시마 방문을 실현시켰다. 2017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골프를 함께하는 등 관계 강화에 나섰다.
그러나 모리토모(森友) 학원을 둘러싼 재무성의 결재 문서 조작 논란, 벚꽃을 모임 논란 등 정치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지지율이 추락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대응에 대해서도 여론의 불만은 커져갔다. 결국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로 같은 해 사임했다.
총리 재임 중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国) 신사에 참배하면서 일본,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불렀다.
특히 위헌 의혹이 있는 자위대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면서 평생 숙원을 헌법개정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총리 재임기간 동안 이루지 못했다.
총리 퇴임 후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는 등 ‘우익’의 색을 드러내는 행보를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