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자국의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을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평가하며 저지 의지를 거듭 밝혔다.
옐런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미국 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라며 “이를 낮추는 게 우리 행정부의 최우선 경제 과제”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9.1% 올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우존스 추정치인 8.8%를 웃도는 수치로, 지난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해당 수치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라며 “구닥다리(out-of-date)”라고 불편함을 표했었다. 이후 노동전략국(BLS)은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가 1년 새 11.3% 상승했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회견에서 전날 발표된 CPI 지수를 거론, “상승분의 거의 절반은 높은 에너지 가격에서 왔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노동 시장은 현재 매우 강력하다”라며 “우리는 역사적인 고용 회복을 마주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무엇보다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필요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노력을 지지한다”라고 했다. 또 연준의 금리 인상이 세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는 “연준의 정책은 (경제) 전망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거론,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쟁 여파를 유념해야 한다”라며 “국제사회는 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제와 인도적 결과의 책임을 푸틴에게 묻는 데 명확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의 최대 도전은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정당한 이유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부터 온다”라며 “우리는 세계 구석구석에서 전쟁으로 인한 부정적인 여파를 보고 있다. 특히 높은 에너지 가격과 식량 불안 고조 면에서 그렇다”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오는 15~16일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이뤄졌다. 옐런 장관은 이날 “러시아의 행동은 국제 규범과 국제법을 준수하는 정부의 행동이 아니다”라며 “푸틴 정권의 대표자는 이 장에는 설 자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공고히 함께하며, 우크라이나 재무장관의 내일 G20 회의 참석을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의 이번 회의 참석은 통상적인 일이 될 수 없다”라며 지난 4월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때처럼 집단 퇴장이 이뤄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옐런 장관은 아울러 G20 회의에서 러시아산 석유 가격 상한제 도입을 촉구하겠다며 중국과 인도가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세계 전체 경제에 미친 영향을 말하고 규탄하기 위해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나의 관점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표현하겠다”고 했다.
한편 옐런 장관은 오는 19일에는 한국을 방문한다. 이에 앞서서는 일본도 방문했었다. 옐런 장관은 “일본·한국 같은 동맹, 그리고 이곳에서 G20을 대표하는 많은 국가와 경제적 유대를 심화함으로써 우리 경제와 공급망을 더 강하고 회복력 있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우리가 구축해 온 국제 시스템을 강화하는 파트너십의 유형”이라며 “이는 특히 중국 같은 나라가 추구하는 비시장적 전술의 도전을 고려할 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우리 가장 가까운 관계 일부를 재확인하고 강화하고 있다”라며 “이번 순방의 모든 목적지에서 우리는 미국의 경제와 중산층을 키우고 강화할 정책을 진전시킨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