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피습한 총격범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의 큰아버지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파산 후에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헌금을 계속했다고 주장했다.
15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요미우리 신문,공영 NHK 등 일본 언론을 종합하면 야마가미의 큰아버지는 이날 현지 언론의 취재에 응했다.
그는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통일교 활동을 시작한 것은 야마가미가 초등학생 무렵이라고 밝혔다. “파산 후에도 헌금을 계속했다”고 진술했다.
당초 통일교는 야마가미 어머니가 통일교를 믿기 시작한 시기를 1998년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큰아버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어머니가 종교 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1991년이다.
큰아버지에 따르면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1991년 “(통일교) 입회와 함께 약 2000만엔(약 2억원) 헌금했다”고 밝혔다. 이후 며칠이 지난 후 또 다시 3000만엔(약 3억원)을 헌금했다.
통일교를 믿기 시작한 이유는 “(야마가미의)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등이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의 생명보험금으로 헌금했다고 했다.
아울러 “(야마가미) 아버지의 극단선택 외에도 (야마가미보다 1살 많은) 형이 소아암을 앓고 있어 고민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어머니는 친동생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 친모가 1982년 세상을 떠난 것에도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부동산 등기부 등에 따르면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야마가미의 할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땅 2곡을 1999년에 매각했다. 이후 2002년 파산했다.
큰아버지는 어머니의 헌금 총액이 1억엔(약 10억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 큰아버지는 당초 야마가미의 어머니 집을 경제적으로 지원해줬다. 그러나 어머니가 통일교에 헌금을 하면서 1994년 지원을 중단했다.
하지만 야마가미의 형으로부터 “먹을 것이 없다”는 등의 연락이 온 적도 있어 통조림 등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야마가미의 어머니가 헌금을 해야한다는 이유로 돈을 달라고 졸라 “(마시는) 차를 뿌려서 돌려보낸 적도 있다”고 밝혔다.
야마가미에게는 형과 여동생이 있다. 이들 일가의 생활은 괴로웠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야마가미는 고등학교 졸업 후 경제난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큰아버지가 공무원을 목표로 하는 전문학교 진학 때 입학금 등을 지원했다.
생활에 여유가 없었으나 어머니는 통일교 본부가 있는 한국을 자주 방문했다.
야마가미는 소방 채용 시험에서 떨어진 후 2002년 해상자위대 임기제 자위관으로 입대했다. 이후 2005년 1월 자살미수 사건을 일으켰다. 해상자위대 내부조사를 받을 때 “통일교로 인생과 가족이 엉망진창이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에도 어머니는 한국을 방문 중이었다. 큰아버지가 연락했으나 종교 행사로 귀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지난 8일 오후 나라(奈良)시에 있는 자신의 자택에서 큰아버지 집으로 피신했다. 피곤한 기색으로 사건 뉴스를 보고 있으나 반응은 나타내지 않고 있다고 큰아버지는 설명했다.
큰아버지는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고 있다. 뭔가 생각이 있었다면 이미 (통일교를) 탈퇴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일교로 (일가가) 생활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다만, 통일교는 야마가미 어머니의 헌금액을 조사중이라면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약 10년 간 총 5000만엔(5억원)을 어머니에게 돌려줬다”는 입장을 지난 13일 발표했다.
앞서 야마가미 용의자는 지난 8일 나라시에서 가두 연설을 하던 아베 전 총리에게 총격을 가했다. 아베 전 총리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날 오후 사망했다. 그의 가족장은 지난 12일 치러졌다. 일본 정부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올해 가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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