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유로화가 올 들어 달러 대비 약 20% 폭락했다. 이런 상황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인들이고, 구매력이 높아진 미국인들이 대거 유럽을 찾고 있다.
문제는 최근 유럽 대륙을 푹푹 삶고 있는 극심한 폭염으로 인해 유럽 여행이 지옥길이 되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여름 여행,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이 한 문장으로 올 여름 유럽을 여행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주 서유럽과 남유럽, 그리고 영국은 뜨거운 불가마 그 자체다. 영국에서는 폭염으로 런던 루턴공항 활주로와 일부 지역 철로가 휘여져 여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포르투갈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산불 등으로 1000명 이상 사망했으며, 스페인 갈리시아 지역에서는 정차한 차량 창문을 통해 승객들이 바로 앞에서 산불이 나고 있는 것을 바라보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일부 해변들은 확산하는 산불 때문에 폐쇄됐다. 중부 유럽도 현재 40도의 고온에 가까워지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취소된 항공편, 수하물 분실, 미친듯이 치솟은 티켓 가격, 엄청난 인파, 각종 파업에 더해 폭염이 유럽 여행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추가된 것이다.
환자 이송 서비스 업체 코박 글로벌(Covac Global) 로스 콜드웰 톰슨 대표는 자사 서비스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들로부터 “수많은” 전화를 받고 있다면서, 유럽의 더위가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콜로라도주 러브랜드 소재 트래블 리더스(Travel Leaders) 크리스티 오스본 대표도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로 인해 이번 달에는 지난 5개월보다 더 많은 고객들이 유럽 여행을 떠났다면서, 그리스와 이탈리아가 특별히 인기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플로리다주 홈즈 비치에 본사를 둔 액세스 이탈리아(Access Italy) 시몬 아모리코 최고 경영자(CEO)는 “이번 여름 유럽 여행을 희망한다는 것은 불편함 그 이상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런던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은 하루 수용 가능한 여행객 수에 한계가 있어 이번 여름에 수천편의 항공 일정을 취소했고, 앞으로 더 많은 결항이 발생할 수 있다.
#NewsBreak : Look the Dartfort utterly ridiculous scenes from Spain.
There is big fires spared all over the place in UK.#ClimateEmergency #heatwave #ClimateCrisis #heatwave pic.twitter.com/rwg3RE0fW4— Vedika Patnaik (@PatnaikVedika) July 20, 2022
여행업계가 아직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재예약을 시도하는 여행객은 매우 긴 시간 대기해야 할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제한적일 수 있다. 심지어 항공 일정이 제대로 지켜지더라도 수하물이 안전하게 여행지에 함께 간다는 보장도 없다.
미 매체 샌프란시스코게이트(SFGATE) 여행 에디터인 프레다 문은 수하물을 3주 동안 분실했던 자신이 가족 여행 이야기를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얘기를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콜로라도주 포트 콜린스에 사는 헤더 오스트베리 존슨도 이번주 2주간의 휴가를 보내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떠난다. 비행기표가 다소 비싸긴 했지만 몇 달 전 휴가를 계획할 때만해도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코로나19 추가 접종까지 하면서 철저히 준비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유럽 여행과 관련해 계속했던 것들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