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레바논 베이루트 대폭발의 충격으로 파손돼 폐허가 된 거대한 곡물 저장고의 일부분이 31일(현지시간) 무너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 곡물저장고의 북쪽 블록이 요란한 굉음과 거대한 먼지 기둥 속에서 붕괴됐다.
저장고 붕괴는 화재때문으로 알려졌다. 지난 몇주간 저장고 북쪽 블록에서 화재가 지속돼 왔다.
저장고를 관리하는 포트 사일로의 아사드 하다드 국장은 “현장이 통제되고 있지만, 아직 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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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an Duncan 🇦🇺 (@Sysngn) August 4, 2021
민간방위청의 유세프 말라흐는 “저장고의 북쪽 블록에 위험한 곳이 더 있다. 거대한 저장고의 다른 부분도 무너져 내릴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8월 4일 베이루트의 항구에서는 초대형 폭발이 발생했다. 6년 째 방치돼 있던 질산암모늄 2750t이 폭발하면서 220명이 죽고 6000명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독일 지질연구소 GFZ는 폭발 위력이 규모 3.5지진과 맞먹는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폭발 충격으로 높이 48m, 세워진 지 50년이 된 이 거대 곡물 저장고는 참상을 전하는 상징이 됐다.
이 곡물저장고 때문에 베이루트 서부 지역이 보호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4월 레바논 정부는 붕괴 우려를 이유로 저장고를 철거하기로 했으나 참사 희생자 유족과 생존자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희생자 유족과 생존자들은 이 저장고가 폭발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에 중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레바논은 악화하고 있는 식량안보 위기에 맞서기 위해 곡물저장고 2곳을 새로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