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시의회 회의장에 시위대가 난입해 조례안 표결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2일 LA시의회는 사상 최악의 홈리스 위기 완화를 위해 홈리스들이 학교와 데이캐어 센터 건물 500피트 이내에서는 노숙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새 조례안을 표결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이 시의회 회의장에 난입하면서 결국 조례안 표결 처리가 1시간 넘게 중단됐습니다.
결국 시의회는 이날 학교나 데이케어 인근에서 노숙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례안을 표결에 부쳐 11:3으로 통과시켰다.
마이크 보닌, 니티아 라만, 마퀴스 해리스 도슨 시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조례안은 코드 41조 18항(41.18)로 불리는 수정안으로 기존 조례안의 수정안이다.
기존의 조례안은 일부지역에 앉거나 누워자거나 통행을 방해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소화전 2피트, 출입구 5피트, 로딩존 10피트내 노숙행위를 금지한다는 조례안이었다. 또 자전거 도로나 휠체어 도로의 통행을 방해하는 것도 금지됐다.
이번 조례안의 표결과정에서 이를 반대하는 시위대가 시의회에 들이닥쳐 회의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누리 마르티네즈 시의장은 시위대로 인해 원활한 회의가 방해받자 15분간 휴회를 선언했고, 의회장에 남아있던 시위대 50여명이 구호를 외치며 조례안 투표를 방해했다.
시위대는 41.18 반대라는 팻말을 흔들기도 했다.
마르티네즈 시의장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시의회 중단이었다”고 말하고 “충격적이었으며, 시의원들의 일을 방해하기 위해 난입한 시위대”라고 비판했다.
반대하는 시위대는 인권이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취약자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행위라고 강력 반발했다.
시위대에 함께 한 한 노숙자는 학교앞 500피트를 줄자를 가지고 다니면서 거리를 계산해야 하냐며 반대하기도 했다.
한편 찬성하는 주민들은 “등하교 때 마다 학생들이 노숙자와 마주쳐야 하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한 학생은 벌거벗은 노숙자가 다가와 귀에다 대고 소리치는 행동으로 피해 사례가 접수되기도 했고, 노숙자들의 학생들을 향한 욕설과 성적행동으로 충격을 받은 학생들의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례안을 지지한 미치 오페럴 시의원은 “시 정부가 갈 곳 없는 노숙자들을 팽겨쳐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완전히 잘못 된 것”이라고 말하고, “노숙자들을 위한 쉘터가 건설됐고, 그들을 쉘터로 인도하고 거리 청소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조례안을 반대한 마이크 보닌 시의원은 “이번 조례안은 노숙자가 학교 인근에 노숙을 하느냐 마느냐 문제가 아닌 60%의 노숙자가 아직도 거리에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반대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례안이 시행되면 조례안을 어기는 노숙자에게는 벌금과 경범죄가 적용될 수 있다.
시청 외부에서 노숙행위 금지 조례안 반대 시위를 펼친 LA 커뮤니티 액션 네트워크(Los Angeles Community Action Network) 소속의 루벤 가르시아는 “도시가 노숙자를 통제하지 못하고 내버려 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조례안을 만드는 것은 순전히 쇼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맥아더 공원, 다운타운, 헐리우드 곳곳에 노숙인 텐트가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을 체포할 수도 없다”고 말하고 “조례안 통과로 노숙자들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이 노숙자들을 더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위대가 난입해 시의회가 투표 도중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어 다음 주 재표결하기로 결정했다. 다음주에도 역시 시의회에 시위대가 난입할 것을 대비해 보안을 강화할 예정이며, 시위대는 입장이 볼허될 경우 시청 밖에서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