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사파리에서 아내를 총으로 쏴 살해한 애리조나 치과의사에 대해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했다고 CNN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로런스 루돌프(67)는 2016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아내 비앙카를 엽총으로 숨지게 하고 480만달러(약 63억원)에 달하는 생명보험금을 부당하게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루돌프는 아내와 잠비아로 여행 중 사냥을 위해 소총과 엽총을 가지고 다녔다. 2주 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었는데 아내 비앙카가 카푸에 국립공원에 있는 사냥터에서 총에 맞아 피를 흘린 채 발견됐다.
루돌프는 수사관들에게 새벽에 화장실에 있을 때 총소리를 들었고, 그녀가 우발적으로 총을 발사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법정에서도 결백을 주장하며 총이 실수로 발사되었다고 믿는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을 계획적인 범죄라고 결론 지었다. 우선 루돌프가 잠비아의 수도 루사카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아내의 죽음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법정 문서를 보면 영사관장은 루돌프가 잠비아에 있는 아내의 시신을 서둘러 화장하려 한다며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또 연방법원에 접수된 형사 고소장에 따르면 비앙카의 상처는 최소 61c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발사된 총탄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이 아닌 타살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조사 과정에서 루돌프가 오랜 시간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루돌프는 비앙카가 숨졌을 때도 로리 밀리언이라는 여자친구가 있었다. 밀리언은 피츠버그 인근 루돌프의 치과에서 매니저로 일했으며 전직 직원에게 15년에서 20년 동안 사귀어 왔다고 진술했다. 밀리언은 비앙카가 사망한 지 3개월 만에 루돌프와 함께 동거하며 생활했다.
검찰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루돌프가 보험금과 여자친구 로리 밀리언과 함께하기 위해 30년 동안 함께한 아내를 살해했다고 봤다.
배심원단은 루돌프의 여자친구인 밀리언에 대해서도 공무집행방해, 위증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평결했다.
변호인은 루돌프가 피츠버그 근교에서 1000만 달러에 달하는 치과를 소유하고 있는 등 아내를 살해할 경제적 동기가 없다고 주장하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